니시마쓰 CEO, 연봉 60% 깍고 버스로 출퇴근
'고통분담' 경영에 美ㆍ유럽 네티즌 찬사 쏟아져

"니시마쓰 사장의 '근검절약 경영'에 감동했다" "미국의 최고경영자(CEO)들도 니시마쓰 사장을 본받았으면 좋겠다."

일본항공(JAL)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요즘 니시마쓰 하루카 사장(60)을 존경한다는 미국과 유럽 고객들의 글로 가득하다. 니시마쓰 사장이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칭송받고 있는 건 지난달 미 CNN방송이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겪은 사원들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점심은 구내식당에서 먹는 그의 모습을 방송한 것이 계기가 됐다.

CNN은 니시마쓰 사장이 지난해 스스로 연봉을 60%나 깎아 비행기 조종사의 절반 수준인 960만엔(1억4000만원)만 받고 있다며 세계 유수의 항공사 사장치고는 이례적으로 낮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나와 비슷한 나이에 조기 퇴직할 수밖에 없었던 사원들과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는 니시마쓰 사장의 말도 소개했다.

美 '빅3' CEO와 대조 행보…스타된 JAL 사장
니시마쓰 사장의 이런 모습이 CNN방송을 타자 미국 시청자들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파산 위기에 몰려 의회에 구제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손을 벌리면서도 고액 연봉을 받고,의회에 출석할 때는 전용 비행기를 타고 나타났던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빅3' CEO들과는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방송이 나가자 JAL 본사에는 미 시청자들로부터 "당신은 나의 영웅이다"는 등의 격려 이메일이 쇄도했다. 또 방송 동영상이 인터넷 유튜브 등으로 떠돌면서 캐나다와 네덜란드 등 각국 네티즌들로부터 "경영회생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세계 경영자들에게 모범이 됐다"는 등의 찬사도 이어졌다. 이 동영상이 올라가 있는 한 인터넷 사이트는 지금까지 17만건의 접속건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예상 밖의 반향에 니시마쓰 사장은 "CEO가 사원들과 고통을 나누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며 "반응이 너무 뜨거워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JAL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울 때 사장이 솔선수범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일본 기업에선 특별한 일이 아니다"며 "문화가 다른 미국과 유럽 사람들에게는 감동적으로 비친 것 같다"고 해석했다.

JAL은 최근 고유가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5만3100명의 그룹 사원 중 4300명을 감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재무통으로 경영회생 과제를 안고 2006년 3월 사장에 취임한 니시마쓰 사장은 "2010년까지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면 사임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