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정비 사업 끝내고 조령터널만 뚫지 않고, 갑문만 만들지 않으면 되는 것인가. 차라리 4대강 정비 사업이니 하는 말을 빼고 대운하의 이름을 걸고 전면에 나서길 바란다"(여름의 문)

"대운하 건설이면 어떻고 4대강 정비면 어떠하냐? 대운하사업은 투자 대 효과 면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국민경제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doubledog)

정부의 4대강 정비 계획이 발표되자 인터넷 공간에서는 또 다시 대운하 논란이 후끈 달아올랐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부 누리꾼(네티즌)들 사이에서는 4대강 정비를 대운하와 직결시키는 전제 아래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누리꾼들의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다음 아고라에는 16일 오후 4대강 정비와 관련된 글들이 조회수 상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각 의견 글에는 100~200개 가량의 댓글이 붙는 등 높은 관심이 표출되고 있다.

일단 4대강 정비에 대한 누리꾼들의 시각은 부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일부 누리꾼들은 지난 5월 4대강 정비 사업이 대운하 사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징계가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진 김이태 건설기술연구원 지키기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정부는 하천 준설 방식 등에서 4대강 정비와 대운하는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아이디 '북새통 선생'을 쓰는 누리꾼은 "강바닥은 2미터 정도 못 미치게 파놓더라도 주변 환경을 대운하의 국지적인 모델하우스처럼 시범적으로 만들어 놓아 국민 여론을 설득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놨다.

경제적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아이디 'ModernTalking'은 "새만금 사업 현장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할 일은 별로 없어 고용 효과는 거의 전무하다시피 할 것"이라며 "또 인건비를 남겨야 이익이 되는 토목현장에서는 지금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내국인보다 더 많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찬성 의견도 만만치 않다. 아이디 '등대'는 "운하는 반대하되 4대강 정비는 필요하다는 말을 여러 번 한 적 있다"며 "전국을 다니며 농토와 하천 높이가 별 차이가 없는 곳도 여러 번 봐 왔다. 환경도 좋지만 높은 하천을 낮게 만들 필요가 있고, 제방도 튼튼히 보강해 건강한 하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운하와 연결해 찬성론을 펴는 누리꾼들도 있다. 아이디 '고개를 넘자'는 단기적으로 경기부양하고 고용창출하는 데는 토목공사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다"며 "대운하는 거대 토목공사다. 지금 공사를 한다면 그 효과와 경제적 파급력이 사회 분위기를 뒤집어놓을 정도로 어마어마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14조원이라는 막대한 사업 규모를 우려하기도 했다.

"부모님 일을 도와드려야 해서 새벽 5시 반이면 일어나야 하는 23살 여대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아이디 'zzz'는 "새벽 조간신문에 크게 쓰여져 있는 14조원이라는 큰 글씨만 보일 뿐이다. 정말 더 이상은 실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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