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을 개통시킨 한국철도가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무대를 향해 힘찬 발진을 시작했다. 경부고속철 건설 당시만 해도 많은 부분을 해외기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철도가 이제는 고속철 기술을 외국에 전수하는 기술 수출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철도가 세계무대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된 곳은 중국이다. 단기간에 고속철을 훌륭하게 정착시킨 한국철도의 저력을 인정한 중국은 철도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에 감리를 맡기면서 한국을 선택했다. 철도시설공단은 2003년 7월 한·중 정상회담 때 10대 경협사업에 중국 고속철도건설 협력 및 지원이 포함되면서 이듬해 베이징에 지사를 설립했다.

그리고 1년 만인 2005년 충칭~쑤이닝 간 수투선 시험선 감리용역을 따냈다. 수투선에서는 중국 최초의 무도상 궤도(자갈 없는 콘크리트 궤도)를 선보여 중국 철도부 등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를 계기로 2006년 우한과 광저우를 연결하는 무광선 감리용역을 다시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어 올해에는 하얼빈과 다롄을 연결하는 하다선 엔지니어링 자문용역을 잇달아 수주했다.

세계 각국에서 러브 콜이 잇따르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각국이 특히 한국철도의 기술력에 관심이 많다. 아제르바이잔은 503㎞에 이르는 일반철도 건설을 앞두고 사업관리(PM)를 철도시설공단에 맡길 뜻을 전해 와 현재 성사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또 공단은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에도 진출해 브라질 1호 고속철도 건설에 우리의 기술력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공단 측은 이들 나라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 안에 해외 진출이 봇물처럼 터져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남미 쪽은 자원과 연계한 상호 협력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어서 전망이 매우 밝다.

공동기획 : 한국경제, 한국철도시설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