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특성 살려 사회공헌 차별화

#1. SK브로드밴드(옛 하나로텔레콤)가 지난 9월 회사 이름을 바꾼 뒤 발족한 자원봉사단은 최근 서울 봉천동에 있는 '지구촌 행복한 홈스쿨' 후원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42인치 LCD TV와 자사의 인터넷TV(IPTV) 브로드앤TV 등을 기증하고 초ㆍ중ㆍ고 학생을 위한 교육 콘텐츠도 무료로 제공했다. 지난달엔 이곳에서 어린이들과 떡을 만들어 나눠 먹는 '참새와 방앗간' 행사도 열었다.

#2.남양유업은 아기들을 위한 분유를 생산하는 기업답게 창사 이래 줄곧 특수질환에 시달리는 아동 환자들을 위한 특수분유를 개발,보급하는 데 힘써 왔다. 매출은 투자비의 5분의 1도 안 되지만 특수질환을 앓고 있는 아동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테스트를 하는 등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유제품에서 수익을 보는 회사인 만큼 고통받는 아기들을 위해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기업들이 회사의 특성과 이미지에 맞춘 차별화된 나눔 경영으로 '착한 이미지'를 쌓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은 단순히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돌려준다는 의미를 넘어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는 의미도 크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관련 기업으로서 교통사고 유자녀들을 돌보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임직원들이 매달 자신의 급여에서 일부를 공제하고,이와 동일한 금액만큼을 회사에서 따로 내 '모비스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연간 1억여원 규모의 이 기금은 아름다운재단을 통해 교통사고 유자녀들에게 장학금으로 제공되고 있다.

LG데이콤은 불우한 군인 가족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가 형편이 어려운 군인 가족 돕기 사업에 나선 것은 LG데이콤 수신자부담 전화의 주요 이용자가 군인이기 때문이다.

화장품 회사인 아모레퍼시픽은 '핑크리본 캠페인'을 열면서 여성 유방암 환자를 지원하고 있다. 2001년부터 진행돼온 '핑크리본 마라톤 대회'의 참가비 전액을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하고 있다. 작년에는 2억7300만원을 전달했다.

식품기업 농심은 먹을거리를 사회적으로 활용해 소외된 계층을 돕는 '푸드뱅크' 사업에 2002년부터 동참하고 있다. 7년간 농심이 기부한 제품은 10억원어치가 넘는다. 이 밖에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을 9년째 이어가고 있고,홈플러스는 매년 12월 회사 물품을 전국의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판매해 소외계층에 수익금을 기부하는 '홈플러스데이'를 개최하는 등 기업의 특성에 맞춘 사회공헌 활동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