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재정이 튼튼한 대학인 미국 하버드대 마저 경제위기 여파로 교수 봉급을 동결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경제위기로 인해 대학기금 운용 손실이 늘고 정부의 예산지원마저 줄면서 하버드대가 교수 봉급을 동결하는 등 자발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는 교내 최대 학부인 예술과학부 소속 교수 720명의 임금을 동결하고,종신 교수들에 대한 채용 계획을 연기할 방침이다.하버드대는 지난주 대학기금이 지난 4개월간 22%의 평가손을 입었다고 공개했다.

이런가운데 보스턴 인근에 있는 브랜다이스대 교수단도 학교 예산이 감소해 2~3명의 교수를 해고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교수들에게 자진해서 임금을 1% 삭감해줄 것을 요청했다.

일부 대학 총장들도 자진해서 봉급 삭감을 선언하고 있다.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대의 마크 라이튼 총장은 자신의 임금을 내년 1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5%씩 삭감하고,다른 교수들의 임금인상분도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이 대학은 또 시설투자도 연기하거나 취소키로 했다.워싱턴대 기금은 올초만 해도 54억달러에 달했으나 3분기 이후 25%의 평가손을 입은 상태다.

이밖에 워싱턴주립대의 엘슨 플로이드 총장도 내년 임금 삭감을 수용하기로 했으며,코네티컷대 마이클 호건 총장은 최근 10만 달러 상당의 성과급을 거절했다.미대학경영자협회(NACUBO)의 존 월더 회장은 “총장들의 자진 임금삭감이 예산절감 효과는 미미하지만 그만큼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상징적 제스처’”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