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8일 "현재 미국은 상처입은 라이언 킹과 같은 느낌"이라면서 "미국이 남의 이야기를 들을 여유는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신 행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당 한미관계특위 방미단을 이끌고 지난 1~7일 미국을 방문한 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방미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만난 사람들은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다(We are in wars).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2개의 전쟁 중이다'라는 얘기를 하더라. 여기에다 100년 만의 경제위기도 닥친 것"이라고 미국 상황을 전했다. 그는 특히 "이런 상황에서 우리 입장만 강조하기보다는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미단의 일원인 전여옥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미국에 가 보니 한마디로 '호떡집에 불난 상태'였다"며 "정권이 바뀌는 설레임보다는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 피곤함,대공황을 두려워하는 시장에 대한 공포가 미국을 감싸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워싱턴에서는 많은 일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한국의 '룸(Room)'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