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법 개정에 변호사 출신 반발… 지역 균형발전 대책 논의는 뒷전

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위원장 정장선) 회의에서는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변리사법 개정안에 법조 출신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서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 때아닌 밥그릇 싸움이 벌어졌다.

특허침해소송에 변리사가 변호사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맡을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에 변호사 출신 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현안인 균형발전대책은 뒷전에 밀렸다.

춘천지방법원장 출신의 이영애 자유선진당 의원은 "변리사는 기술에 대한 사실판단을 하고 변호사는 법률 지식을 바탕으로 가치판단을 한다"며 "전문지식이 있다고 법적 권리에 대한 가치판단을 할 수 있다면 의료사고가 나면 의사가,연예인 사건이 나면 연예인이 소송대리를 할 수 있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고정식 특허청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특허침해 소송을 다룰 수 있는 변호사 숫자가 극히 제한돼 있다"며 "변리사가 공동으로 소송을 대리할 수 있게 되면 기업 등 법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속성과 전문성을 높일 수 있고 비용도 적게 든다"고 말했다.

이에 변호사 출신인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은 "변리사 등록은 특허청장에게 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특허청장은 이해관계자가 아니냐"며 "변호사와 변리사가 공동으로 소송을 대리하면 비용이 줄어든다는 근거를 대보라"고 몰아붙였다.

법안을 발의한 이종혁 의원은 "형광등의 원리도 모르는 변호사들이 특허침해 소송 심리에 가담하면 반도체의 집적회로 기술이나 배아줄기세포의 분화기준에 대한 과학적 사실판단을 할 수 있겠느냐"며 "법률적 판단은 변호사의 협조를 받되 당사자가 원하면 전문지식을 가진 변리사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