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들 공연시장 넘본다
주요 호텔들이 숙박과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투어테인먼트'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연말 디너쇼를 공연 기획사에 대관 형식으로 맡기던 예년과 달리 올 들어서는 해외 콘텐츠를 수입하는 등 공연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이전에는 내국인을 상대로 어버이날이나 크리스마스 패키지를 선보이는 데에 그쳤지만 최근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이 몰려들자 이들을 대상으로 한 공연을 처음부터 기획하고 나선 것이다.

연간 방문객 4000만명에 달하는 라스베이거스의 성공이 화려한 쇼와 쇼핑ㆍ엔터테인먼트에 힘입은 것처럼 국내 호텔업계도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문화 콘텐츠 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서울 워커힐 호텔과 그랜드 힐튼 등은 라스베이거스와 호주의 대형 인기 공연들을 연이어 들여오고 있다.

서울 그랜드 힐튼 호텔은 오는 26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져온 25억원짜리 '페이머스 아티스트쇼'를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마돈나와 엘비스 프레슬리,비틀즈,마이클 잭슨 등 닮은 꼴 배우들의 재현쇼로 추억의 팝송부터 최신 히트곡까지 함께 들을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국내의 가족 관객들까지 겨냥해 기획했다.

그랜드 힐튼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아예 하나투어와 손잡고 이 공연이 들어있는 패키지 상품을 일본 관광객들에게 팔고 있다. 이에 따라 12월 공연은 좌석의 70% 정도가 이미 찼다. 그랜드 힐튼 호텔의 김승환 공연담당은 "현재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쇼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는 저녁 식사를 포함해 18만원이다. (02)2287-8250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은 3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700석 규모의 '워커힐 씨어터'를 지난 8월 재개관했다. 이 공연장에 50억원을 투입해 호주 디온 앤 랜달 프러덕션의 '집시문'을 들여왔다. 무기한 공연하는 '집시문'은 달이 뜨는 밤 집시 여왕과 함께 떠나는 환상 여행을 줄거리로 한 작품.프랑스 정통 마임에서 남성 군무,오토바이 곡예 등이 돋보인다.

'집시문'공연 전에 부채춤,사물놀이 같은 한국 전통 공연 무대도 마련했다. 관람료는 7만~13만원이며,호텔 내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패키지는 13만~15만원이다. (02)455-5000

부산 롯데 호텔은 외국인보다 국내 관광객 유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따라서 외국 공연을 들여오기보다 서울에서 인기있는 공연들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는 서울 관객들을 위해 공연과 숙박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가격도 45%가량 할인해 주는 패키지를 내놨다. 24~31일에는 막달라 마리아의 삶을 소재로 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를 올린다. 롯데 호텔에 숙박할 경우 관람료와 객실 가격을 합쳐 44.8% 할인해 준다. 관람료는 4만~6만원.1644-4484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