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때문에 '눈물' 쏙 뺀 한일대항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제주도에 내린 폭설 탓에 9회째를 맞은 핀크스컵 한ㆍ일프로골프대항전이 눈과의 전쟁으로 변했다. 1라운드가 열릴 예정이던 지난 6일 제주 지역에는 하루종일 눈이 내렸다. 해발 500m 고지대에 위치한 핀크스골프장이 눈밭으로 변하자 1라운드는 당연히 취소됐고 2라운드도 10㎝나 쌓인 눈 탓에 열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대회조직위원회는 6일 오후 "7일 오전까지 코스에 쌓인 눈을 최대한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와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는 페어웨이와 그린,벙커의 눈을 치우면 9홀 경기라도 치르겠다고 호응했다. 이에 따라 핀크스골프장은 직원 100여명을 총동원해 밤을 새우며 눈 치우기 작전을 펼쳤다. 김홍주 핀크스골프장 회장은 골프장 옆에 지은 빌라단지 온천에서 물을 끌어와 골프장에 살포하라고 지시했다. 벙커에 쌓인 눈은 온천수에 말 그대로 '눈 녹듯' 사라졌다.
7일 오전 코스를 둘러본 히구치 히사코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장은 "놀랍다. 기적이나 다름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러프 지역은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해 눈이 발목까지 잠겼다. 이에 따라 해프닝이 속출했다. 오전 10시40분 첫 팀으로 나선 미쓰카 유코(일본)는 눈 속으로 사라진 볼을 찾느라 10분 이상을 허비했다. 눈이 쌓인 곳으로 볼이 날아가면 미리 배치된 포어캐디가 재빨리 달려갔지만 눈밭에서 바늘 찾기였기 때문.당초 눈 속에서 볼을 찾았을 때만 무벌타 드롭을 허용하고 찾지 못하면 1벌타를 받도록 했던 로컬룰은 경기 진행이 너무 늦어지자 즉석에서 무벌타 드롭으로 바뀌었다.
미쓰카가 볼을 찾는 모습을 보고 최나연이 티오프에 앞서 빨간 색 유성펜으로 하얀 볼을 빨갛게 만드는 작업에 나서자 다른 선수들도 따라 하느라 분주했다. 분실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볼을 챙겨나왔던 일본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을 따라 볼에 요란한 그림을 그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는 공식경기가 아닌 이벤트로 열렸다. 양팀 12명씩 나서 9홀 싱글스트로크 매치플레이를 벌여 한국이 7승1무4패로 일본을 크게 이겼다. 승패 역시 공식기록에는 올리지 않았고 이긴 팀 선수에게 300만엔씩,진 쪽 선수에게 150만엔씩 주기로 했던 상금은 양쪽 대표선수 26명에게 똑같이 225만엔씩 나눠줬다. 주최측인 핀크스골프장은 대회요강에 따라 총상금의 반액만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김 회장이 시상식 때 "애쓴 선수들이 대견하다"며 상금 전액을 주라고 지시해 선수들은 9홀만 치르고 약 36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대회조직위원회는 6일 오후 "7일 오전까지 코스에 쌓인 눈을 최대한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와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는 페어웨이와 그린,벙커의 눈을 치우면 9홀 경기라도 치르겠다고 호응했다. 이에 따라 핀크스골프장은 직원 100여명을 총동원해 밤을 새우며 눈 치우기 작전을 펼쳤다. 김홍주 핀크스골프장 회장은 골프장 옆에 지은 빌라단지 온천에서 물을 끌어와 골프장에 살포하라고 지시했다. 벙커에 쌓인 눈은 온천수에 말 그대로 '눈 녹듯' 사라졌다.
7일 오전 코스를 둘러본 히구치 히사코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장은 "놀랍다. 기적이나 다름없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러프 지역은 치울 엄두를 내지 못해 눈이 발목까지 잠겼다. 이에 따라 해프닝이 속출했다. 오전 10시40분 첫 팀으로 나선 미쓰카 유코(일본)는 눈 속으로 사라진 볼을 찾느라 10분 이상을 허비했다. 눈이 쌓인 곳으로 볼이 날아가면 미리 배치된 포어캐디가 재빨리 달려갔지만 눈밭에서 바늘 찾기였기 때문.당초 눈 속에서 볼을 찾았을 때만 무벌타 드롭을 허용하고 찾지 못하면 1벌타를 받도록 했던 로컬룰은 경기 진행이 너무 늦어지자 즉석에서 무벌타 드롭으로 바뀌었다.
미쓰카가 볼을 찾는 모습을 보고 최나연이 티오프에 앞서 빨간 색 유성펜으로 하얀 볼을 빨갛게 만드는 작업에 나서자 다른 선수들도 따라 하느라 분주했다. 분실에 대비해 평소보다 많은 볼을 챙겨나왔던 일본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을 따라 볼에 요란한 그림을 그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번 대회는 공식경기가 아닌 이벤트로 열렸다. 양팀 12명씩 나서 9홀 싱글스트로크 매치플레이를 벌여 한국이 7승1무4패로 일본을 크게 이겼다. 승패 역시 공식기록에는 올리지 않았고 이긴 팀 선수에게 300만엔씩,진 쪽 선수에게 150만엔씩 주기로 했던 상금은 양쪽 대표선수 26명에게 똑같이 225만엔씩 나눠줬다. 주최측인 핀크스골프장은 대회요강에 따라 총상금의 반액만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김 회장이 시상식 때 "애쓴 선수들이 대견하다"며 상금 전액을 주라고 지시해 선수들은 9홀만 치르고 약 36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