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4%는 100원 미만 변동에 거래 중단

올해 들어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 등으로 주가가 급락한 탓에 소액 변동에도 상·하한가를 기록하는 `깃털주'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옛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받은 유가증권시장의 대우부품은 5일 주가가 전날보다 5원 떨어지자 하한가를 기록했다.

대우부품의 4일 종가는 55원. 4일 종가의 15%인 8.25원이 떨어져야 상·하한가에 걸리지만 5천원 미만의 주식 호가는 5원으로 제한돼 5원 변동에도 가격 제한선까지 밀린 것이다.

같은 날 코스닥시장의 신명B&F와 디에스피, ST&I 등도 5원 하락에 모두 하한가까지 내려앉아 더는 거래가 이뤄지지 못했다.

몸집이 워낙 축소돼 한 방울의 수분도 흡수하거나 배출하지 못한 채 동작을 멈춰버린 모습이다.

이들 종목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해도 기력이 거의 고갈된 주식들이 증시에 즐비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00원 미만의 주가 변동에도 상·하한가를 기록하는 종목들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이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종가 대비 100원 미만의 주가 변화에도 가격 제한선까지 움직일 수 있는 종목은 5일 종가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87개, 코스닥시장 25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929개 종목 가운데 9.36%, 코스닥시장 전체 1천48개 종목 중 23.85%에 해당한다.

코스닥시장은 상장사 5곳 중 1곳이 자금조달 기능을 사실상 완전히 상실했다는 얘기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들어 미국발 글로벌 신용위기와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대부분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초 대비 5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는 44.52%, 코스닥지수는 57.27%나 폭락했다.

그 결과 지난 1월2일 기준으로 100원 미만의 주가 변동으로 상·하한가에 걸리는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18개, 코스닥시장 53개에 불과했으나 1년도 안 돼 5배가량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주가가 대부분 액면가를 밑돌거나 약간 웃도는 수준까지 하락했고, 한 단위 안팎의 호가에도 상·하한가에 걸리는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올해 들어 증시 급락에 따라 저가주들이 늘어나면서 정상적인 상태에서 벗어나는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