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난성상(過難成祥)'은 온갖 어려움을 거친 후에야 좋은 일이 이뤄진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하나대투증권이 내년 국내 증권시장을 전망하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경기 침체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증시가 어렵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사자성어가 자주 눈에 띈다. 직접적인 표현보다 의미를 더 함축적이고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어 애널리스트들이 즐겨 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증시를 '물극필반(物極必反)'이라고 표현했다.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뜻으로 올해 증시는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하반기로 갈수록 힘을 얻을 것이란 메시지다.

삼성증권은 '땅을 말아 일으킬 것 같은 기세로 다시 온다'는 뜻의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제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증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는 연ㆍ기금에 대해서는 '이중지련(泥中之蓮ㆍ진흙땅 속에 핀 연꽃)'이라는 사자성어(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가 등장했다. 또 내년 은행업 전망은 '공사다망(公社多忙)'으로 표현됐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공적인 일과 사적인 일로 바쁘다는 의미의 '공사다망(公私多忙)'에서 '사'의 한자를 바꿔 공은 정부,사는 은행을 뜻하는 의미로 살짝 틀어 썼다. 내년에는 정부와 은행이 부실기업 정리와 손실 축소 등으로 바쁜 한 해를 보낼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

종목 보고서에도 사자성어가 많다. 오승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부광약품의 수익성이 내년에 회복돼 회사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보고서 제목을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으로 달았다.

이 밖에 하이투자증권은 메가스터디에 대해 '와신상담(臥薪嘗膽)',유진투자증권은 LG파워콤을 '대기만성(大器晩成)'으로 표현했다.

박해영/문혜정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