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장세 속에서 음식료주들의 선전이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는 9.9% 가량 하락했지만 라면 업체인 농심삼양식품은 되레 10.4%, 33.3% 주가가 올랐다.

롯데제과의 경우 14.4% 상승했고, 크라운제과빙그레의 전환사채(CB) 인수로 인수·합병(M&A)설이 대두되며 21.3% 뛰었다.

또 롯데삼강(8.4%), 하이트맥주(6.4%), 오뚜기(4.8%), 롯데칠성(2.8%), 동원F&B(1.6%)도 비교적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국제 곡물 가격 하락으로 내년에 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라면 업체들의 경우 불황기에 라면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 경기불황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또 지난 8월 가격이 인하된 밀가루가 4분기에 투입돼 식품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 국면으로 접어든다해도 음식료 업종의 업황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를 봐도 소비 위축기에 음식료 업종 등 필수 소비재는 선전했다"고 밝혔다.

또 발틱운임지수(BDI)가 700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해상운임이 급락하고 있는 점도 음식료 업체들에는 원재료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1400원대 후반으로 뛴 원/달러 환율이 부담 요인이어서 현 시점에서는 환율 안정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최자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타 업종 대비 실적 안정성이 높은 경기 방어적 성격이 부각되며 음식료주가 최근 시장수익률을 웃돌았다"며 "내년 실적 개선의 관건은 환율이며, 원/달러 환율이 1200~1300원에서 안정돼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제연구소들은 내년에 글로벌 금융 불안이 진정되면서 원/달러 환율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을 1040원으로 예측했고,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은 각각 1100원, 1170원으로 전망했다.

한편 5일 오후 1시 57분 현재 농심은 6.74% 오른 23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삼양식품(4.46%), 오뚜기(2.19%), 하이트맥주(5.56%), 롯데제과(6.14%), 롯데삼강(3.04%), 롯데칠성(4.65%) 등이 강세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