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가 만기가 남아 있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조기 상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건설사들은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ABS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조기 상환 요청권(트리거)이 발생,만기 전에 갚아야 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가 5일 50여개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데 이어 한국신용평가도 다음 주 초 시멘트·레미콘 등을 포함한 60여개 건설 관련 업체의 등급 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신정평가도 연말까지 80여개 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남욱 한신정평가 상무는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BBB-) 아래로 떨어지는 건설사들은 트리거 조항이 있는 CP 등에 대해 보유기관의 조기 상환에 응해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은행과 증권사들이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있을 때 되사주기로 약속한 매입 약정과 지급보증 등을 통해 신용도를 높인 CP도 보유기관과 금리,만기 등을 다시 협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매입 약정을 맺은 3조원 규모의 ABCP는 대부분 트리거 조항에 걸린다"고 분석했다.

서정환/장규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