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경제지표 긴급점검] (⑤ㆍ끝) 경상수지 어떻게 될까‥수출보다 수입 더 줄어 소폭 흑자는 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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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설비수입 감소로 성장동력 약화 부담
환율ㆍ동향 글로벌 경기침체 폭과 속도 변수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적자의 늪에 빠진 경상수지가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까. 상품과 서비스 등을 주고 받는 대외거래에서 순수하게 남긴 돈을 뜻하는 경상수지의 내년도 전망은 불안한 글로벌 경기만큼이나 불투명하다. 10억달러 적자(현대경제연구원)부터 86억달러 흑자(KDI)에 이르기까지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도 엇갈리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서긴 할텐데…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값의 하락과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및 해외 지출 감소 등으로 내년도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하거나 적자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를 벌어들여서라기보다는 올해 경상수지에 부담이 된 원자재 수입가격이 떨어지고,여기에 경기침체로 '못 써서' 장부상 살림이 좀 나아질 것이라는 게 주요 연구소의 관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상수지가 올해 94억달러 적자에서 내년 21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증가율(통관 기준)이 올해 18.5%에서 내년 3.2%로 급락하겠지만,내수 위축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올해 26%로 예상되는 수입증가율이 내년엔 0%대로 더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상수지가 86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100억달러 적자에 이어 내년 58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예측했던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망치를 수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속도가 11월 이후 빨라져 수출ㆍ입 감소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키로 했다.
LG경제연구원도 경상수지 대폭 개선이 포함된 내년 경제전망을 연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SK경영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2%,물량기준으로 수출은 2.2%,수입이 1.3% 늘어날 것을 전제로 경상수지 76억달러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경상수지가 100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뒤 내년엔 10억달러로 대폭 줄어들겠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여행과 유학 수요 억제,사업서비스 수요 감소 등으로 서비스 수지와 상품수지가 다소 개선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투명한 경상수지…주범은 '무역수지'
경상수지 전망을 엇갈리게 하는 주범은 무역수지다. 통관기준으로 산정하는 수출ㆍ입액의 차이인 무역수지가 불안한 데다 수출 감소세까지 가팔라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통관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11월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줄었다. 올 들어 11월까지 무역수지 적자액은 136억4000만달러로,외환위기 때인 1997년의 적자 폭(84억5000만달러)을 웃돌 게 확실한 상황이다.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수요 감소가 큰 걱정"이라며 "현재 10% 안팎의 수출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이후 글로벌 경기한파를 체감하고 있는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10~30% 줄어드는 것을 전제로 한 불안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더라도 질과 내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자본재 수입의 급감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개선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미래 성장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출보다 수입이 급격히 줄어 상품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것"이라며 "결코 달가운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시욱 KDI 연구위원은 "세계경제가 얼마나 더 침체되느냐와 환율 변동폭이 내년 경상수지의 변수"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문제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 전환의 주 요인이 된 자본수지는 10월 말까지 350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실장은 "주요국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 등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현예/유승호 기자 yeah@hankyung.com
환율ㆍ동향 글로벌 경기침체 폭과 속도 변수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적자의 늪에 빠진 경상수지가 내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까. 상품과 서비스 등을 주고 받는 대외거래에서 순수하게 남긴 돈을 뜻하는 경상수지의 내년도 전망은 불안한 글로벌 경기만큼이나 불투명하다. 10억달러 적자(현대경제연구원)부터 86억달러 흑자(KDI)에 이르기까지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치도 엇갈리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로 돌아서긴 할텐데…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값의 하락과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및 해외 지출 감소 등으로 내년도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하거나 적자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를 벌어들여서라기보다는 올해 경상수지에 부담이 된 원자재 수입가격이 떨어지고,여기에 경기침체로 '못 써서' 장부상 살림이 좀 나아질 것이라는 게 주요 연구소의 관측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상수지가 올해 94억달러 적자에서 내년 21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증가율(통관 기준)이 올해 18.5%에서 내년 3.2%로 급락하겠지만,내수 위축과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올해 26%로 예상되는 수입증가율이 내년엔 0%대로 더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경상수지가 86억달러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0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100억달러 적자에 이어 내년 58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예측했던 한국경제연구원은 전망치를 수정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속도가 11월 이후 빨라져 수출ㆍ입 감소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키로 했다.
LG경제연구원도 경상수지 대폭 개선이 포함된 내년 경제전망을 연말께 내놓을 예정이다. SK경영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2%,물량기준으로 수출은 2.2%,수입이 1.3% 늘어날 것을 전제로 경상수지 76억달러 흑자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경상수지가 100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뒤 내년엔 10억달러로 대폭 줄어들겠지만 적자를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여행과 유학 수요 억제,사업서비스 수요 감소 등으로 서비스 수지와 상품수지가 다소 개선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투명한 경상수지…주범은 '무역수지'
경상수지 전망을 엇갈리게 하는 주범은 무역수지다. 통관기준으로 산정하는 수출ㆍ입액의 차이인 무역수지가 불안한 데다 수출 감소세까지 가팔라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통관기준으로 잠정 집계한 11월 수출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 줄었다. 올 들어 11월까지 무역수지 적자액은 136억4000만달러로,외환위기 때인 1997년의 적자 폭(84억5000만달러)을 웃돌 게 확실한 상황이다.
4대 그룹 고위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의 수요 감소가 큰 걱정"이라며 "현재 10% 안팎의 수출물량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11월 이후 글로벌 경기한파를 체감하고 있는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10~30% 줄어드는 것을 전제로 한 불안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더라도 질과 내용이 좋지 않을 것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설비투자 감소에 따른 자본재 수입의 급감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개선에는 도움이 되더라도 미래 성장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출보다 수입이 급격히 줄어 상품수지 흑자가 예상되는 것"이라며 "결코 달가운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시욱 KDI 연구위원은 "세계경제가 얼마나 더 침체되느냐와 환율 변동폭이 내년 경상수지의 변수"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는 속도가 빠르다는 것도 문제다. 올해 경상수지 적자 전환의 주 요인이 된 자본수지는 10월 말까지 350억달러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금융실장은 "주요국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주식시장 등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현예/유승호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