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좋아하는 기술이 당신이 좋아하는 기술이기에' 정상국 부사장ㆍ홍보팀장

LG의 그룹 이미지 광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열사들의 제품을 통해 그룹 전체가 지향하는 방향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렇다.

또 제품의 장점보다는 한국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강조하는 것도 돋보이는 점이다.

전기 소모량을 줄인 LED(발광다이오드) 모니터를 소재로 만든 신문광고인 '자연이 좋아하는 기술이 당신이 좋아하는 기술이기에'는 LG 광고의 이 같은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LG가 친환경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는 점과 한국의 산업계가 친환경 사업을 중시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동시에 담겨있다.

광고는 토끼와 다람쥐가 돌아다니는 풀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LG의 LED 모니터가 자연친화적인 제품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화면 속의 배경과 실제 자연의 풍경을 똑같이 그렸다. 토끼가 모니터 화면 속의 다람쥐를 실제라고 여기는 것도 LG의 제품이 자연을 닮아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는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풀밭의 배경을 명화(名畵)의 한 장면처럼 유화풍으로 처리한 부분이 압권이다.

명화를 광고에 활용하는 전략은 LG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고안됐다. 고흐 세잔 르누아르 고갱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명화 속에 LG 제품들을 PPL(Product Placement)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배치하는 것이 광고의 핵심이다.

LG 관계자는 "마치 처음 그림을 그릴 때부터 명화 속에 LG의 제품이 있었던 것 같은 자연스러움과 명화 속에 LG가 등장한다는 유머러스함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광고 하단에는 친환경 사업에 대한 LG의 비전이 담겨있다. 광고에서 강조한 것처럼 태양광 발전과 LED 관련 제품,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은 LG의 핵심 미래사업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최근 정부가 그린에너지 발전전략보고회에서 "향후 LG그룹은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전자,화학 등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 회장의 '친환경 녹색사업 프로젝트'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지난 6월 말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 1100억원을 투자해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인 순간 발전용량 14㎿ 태양광발전소를 짓고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차세대 조명으로 불리는 LED 사업은 LG이노텍을 통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LED는 양과 음의 전기적 성질을 지닌 두 화합물이 접합해 전기가 흐르면 빛이 발생하는 반도체다. 전기 에너지의 90%가 빛으로 바뀌기 때문에 40% 정도가 전환되는 형광등에 비해 효율이 높다. LG그룹은 2012년까지 LED 분야에 총 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가솔린을 대신할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지도 LG그룹의 차세대 사업으로 꼽힌다.

LG화학은 현대ㆍ기아자동차가 2009년 하반기 국내 최초로 양산 예정인 하이브리드카에 장착될 리튬 폴리머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