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은 미 폭락에도 비교적 선방하더니 3일 오전 현재 미 급반등에도 코스피지수가 위로 뻗지 못하고 있다.

묵은 악재에는 둔감해졌지만, 뚜렷한 상승모멘텀이 없는 장에도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수급면에서는 프로그램이 비협조적이다. 이날 장 시작 30분만에 3000억원 가까운 순매도 물량을 쏟아내더니 지수를 기어이 하락세로 돌려기도 했다.

개인이 대거 팔자에 나선데다 외국인도 매도에 동참하면서 베이시스가 장 초반 딥 백워데이션으로 악화되며 차익거래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된 것. 비차익도 100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12월 국내 주식시장 수급상황은 여의치 않다"며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 기관이 대치하는 국면에서 베이시스 약화에 따른 물량소화 과정을 염두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선물시장은 12월 만기일 이후 배당락을 선반영할 수 있어 선물보다는 현물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베이시스 약화로 7조3000억원으로 여전히 높은 레벨인 매수차익잔고의 청산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크다고 임 연구원은 예상했다.

그는 "현물시장에서 기관, 외국인 대칭적인 수급구조를 띨 수 있는 상황에서 개인이 이런 프로그램 물량 소화과정을 염두한다면 매수세는 소극적이 될 수 있는 것이 주가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이 사고 있지만 최근 장세에서 개인은 '급락시 매수, 반등시 매도'라는 공식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이끌 매수 주체로 보기는 어렵다. 연기금도 대형주 중심의 지수 방어에만 나서고 있을 뿐이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철저하게 가격 중심의 기술적 대응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숏커버링은 수급에 의미가 없는 재료이며 지금은 투자주체에 현혹될 시점이 아니라 기술적 반등 구간에서 중공업을 중심으로 하는 대장주를 산다는 간단한 전략만이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섹터의 업황이 좋지 않아 시장을 이끌어나갈 주도주가 부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정 섹터에 대한 매집보다는 섹터와 종목을 막론하고 많이 오르면 팔고 떨어지면 사는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제시했다.

10월, 11월과 같은 단기충격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해외 증시와 연동하며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지수가 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저가 매수 후 고가에 매도하는 'Buy low Sell high' 전략이 유효한 시점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