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투쟁으론 지지율 안올라"
"더 치열하게 싸우는 야당돼야"


민주당 내 노선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당의 정체성과 향후 진로를 놓고 정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대안 야당론'과 야당으로서의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강한 야당론'이 맞붙고 있다.

당의 주축인 3선 의원들이 앞다퉈 타협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2일 '현 정부의 민간독재에 대한 투쟁'을 기치로 내건 '민주연대'가 출범,노선 투쟁이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열린우리당 시절 '개혁 대 실용'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당내 논쟁이 1년여 만에 다시 불붙기 시작한 것이다.

대안 야당론의 대표주자는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3선의 김효석 의원이다. 김 의원은 최근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 여당은 물론 민주당도 양보해야 한다"며 "정부의 경제살리기에는 적극 협조하되 반민주법들을 강력히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3선의 강봉균 의원도 이날 "당 내부에 대정부 투쟁성을 강화해야만 국민의 지지가 오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안타깝다"며 강경 투쟁 노선을 비판했다.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장선 의원(3선)도 "서민 중산층이 요구하는 먹고 사는 문제에 답을 구해야 한다. 민주당만의 차별화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당내 개혁성향의 전.현직 의원과 지역위원장 80여명으로 구성된 민주연대는 이날 "여당에 책임 있는 야당을 하겠다는 것은 국민에게 무책임한 야당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안 야당론을 정면 공격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이종걸 의원(3선)은 "부자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발악하는 원흉인 이명박 대통령의 밑을 (민주당이) 대주고 있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앞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인 3선의 김부겸 의원도 "야당의 존재를 확고히 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며 강한 야당론에 불을 지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