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기업은행장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선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사전 조치가 중요하다"고 1일 말했다.

윤 행장은 이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사내방송을 통해 "연체관리와 같은 사후 관리도 중요하지만 가장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것은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얼마 전부터 워치리스트 기업 점검 제도를 도입했지만 이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대출만 하면 끝났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업은행의 워치리스트 기업 점검 제도는 먼저 본부가 시스템상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을 발견해 영업점에 통보한다. 영업점에선 해당 기업을 직접 찾아가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고 사전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간다. 윤 행장은 "대출이 나가고 그 돈이 제 역할을 다 한 뒤 다시 은행에 들어올 때 비로소 대출이 완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가장 좋은 건전성 관리는 직원 모두가 유망기업을 발굴해내는 혜안을 갖는 것이며 이를 위해선 재무제표만으로 기업을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기업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은 것임을 명심해 한 면만 보지 말고 좀더 넓은 시각을 갖고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단지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서' '담보가 없어서' 등과 같은 형식적 잣대로 판단함으로써 미래 우량고객을 잃어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윤 행장은 "일부 은행에서 명예퇴직을 한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기업은행은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있다"며 직원 동요 방지에 나섰다. 그는 또 "습관적인 야근문화를 고쳐나가고 근무시간 정상화를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전담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