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08년이 어느덧 가고 새해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주식시장에서 이례적인 현상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말연초 효과다. 역사적으로도 연말과 연초 주가가 견조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고단한 한해를 보낸 투자자들이 연말에 거는 기대는 높다.

일단 이중바닥 형성과 외국인의 귀환으로 증시는 지난 10월에 비해 한층 안정감을 찾은 모습이다.

그러나 1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주가가 하락한 해의 월별 등락률을 보면 오히려 연말연초가 다른 달에 비해 더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산타랠리만을 바라보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10월과 11월 최악의 증시 상황을 만들었던 외국인 매도와 기관의 로스컷 물량 등이 진정되면서 12월 수급환경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매수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외국인 매매에 대해 단기적 관점에서는 공매도가 제한되면서 선물매도에 대한 헤지 성격도 있을 수 있고 공매도한 것에 대해 주가가 상승하면서 숏커버링의 성격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 관점에서도 글로벌 정책공조 효과가 나타나고 경제와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게 되면 순매수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나대투는 내다봤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는 12월에서 내년 1월 오바마 취임식(1월20일) 전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외국인에 이어 기관도 증시로 돌아오면서 수급에 한층 안정감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2개월 선행 PE 8배와 PBR 0.9배는 분명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으로 기관투자자의 저가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며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10월 급락장에서 1000선 붕괴 이후 순매수를 보였는데 이번 반등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주식시장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월초 9조5천억원 수준까지 상승했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도 현재는 7조 수준으로 낮아져 있다. 주가하락으로 인한 배당매력이 증가된 상황이어서 12월 만기일을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 출회 우려보다는 배당수익률을 감안한 추가 매수세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꼽힌다.

주식형 환매도 다소 진정되고 있는 가운데 연기금의 주가 안전판 역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수급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12월 증시를 "아직 차가운 바닥이지만 간혹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장세"라고 표현했다.

호전된 수급을 바탕으로 연말 랠리로나마 추웠던 한해를 위로받을 수 있을까? 산타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는 12월 첫날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