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샷으로 박세리에 2홀차 승리
렉서스컵 인터내셔널팀 3년만에 'V'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환상적인 샷으로 LPGA투어 고별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소렌스탐은 30일 싱가포르 아일랜드CC(파71.길이 6345야드)에서 열린 아시아팀과 인터내셔널팀 간의 대륙 간 골프대항전에서 자신의 장기인 아이언샷을 주무기로 '은퇴하기엔 너무 아까운 샷'을 보여줬다.

최종 3라운드 14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홀 바로 앞에 멈추는 '홀인원성 버디'를 기록했는가 하면 바로 다음 홀에서는 승부를 결정짓는 어프로치샷을 홀 바로 옆에 떨궈 10년간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박세리(32)를 압도했다. 2라운드 18번홀(파5)에서는 칩샷이 그대로 홀인되며 이글을 낚기도 했다.

인터내셔널팀은 주장 소렌스탐의 활약에 힘입어 12.5-11.5점으로 승리,2005년 1회 대회 이후 3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전날까지 무승부인 상황에서 싱글매치플레이로 열린 최종라운드 첫 경기에 양팀 주장으로 나선 박세리와 소렌스탐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을 펼쳤다. 초반 1,2,4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기록한 박세리는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소렌스탐의 '컴퓨터샷'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13∼14번홀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13번홀에서 박세리가 4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자 소렌스탐도 비슷한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떨궜다. 171야드짜리 파3홀인 14번홀에서는 소렌스탐이 티샷을 홀 바로 옆 20㎝에 붙이자 박세리도 비슷한 지점으로 보내 서로 사이좋게 '컨시드'를 줬다. 소렌스탐은 15번홀(파5)에서 세번째 어프로치샷을 홀 바로 10㎝ 지점에 떨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다음홀을 비겨 3&2(3홀 남기고 2홀차 승)의 소렌스탐 승리.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공식적으로 투어에서 은퇴한다. 일부 초청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낼 뿐 골프아카데미와 코스 설계,의류사업,골프대회 주최 등의 비즈니스에 주력할 예정이다.

아시아팀은 포섬경기 3-3,포볼경기 3-3으로 균형을 이뤘으나 이날 싱글매치에서 이선화,최나연,김송희,캔디 쿵 등 4명이 승리하고 청야니,지은희,오마타 나미카 등이 비기면서 5.5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