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실업 계좌서 600억 뭉칫돈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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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상가' 실소유주는 누구?
박연차씨 200억 탈세의혹 포착 … 주말께 노건평씨 소환
검찰은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로비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를 이르면 이번 주말께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구속)이 정화삼씨 형제에게 세종증권 인수 로비 대가로 2006년 2월 30억여원을 건네기 앞서 2005년 3월께 수억원을 정씨 형제에게 전달한 사실을 추가 확인했다. 세종증권 인수 공작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앞서 진행됐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들이 농협으로부터 로비를 받은 정황도 일부 확인됐다.
최재경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27일 "노건평씨를 최대한 빨리 부르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씨는 지난 24일 집을 나간 뒤 나흘째 잠적해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검찰은 노씨가 전날 결백을 주장하며 술을 먹고 자해소동을 벌였다는 점 등을 감안해 노씨의 신병을 가능한한 신속히 확보할 방침이다.
◆'김해 상가=노건평씨 소유'?
검찰은 경남 김해에 있는 노씨의 재산으로 의심되는 건물 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정화삼.광용씨 형제(구속)와 노씨가 이면계약을 맺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문제의 김해 건물이 과연 노씨 몫인가를 밝혀내느냐가 수사의 핵심인 셈이다. 노씨가 차명 계좌를 이용해 수익을 챙겼을 경우 증명이 쉽지 않다. 최 기획관은 "정씨 형제가 여러 차명계좌로 쪼개 관리한 30억여원의 사용처를 상당 부분 확인했는데 부동산 매입은 김해의 상가 점포 1건뿐이고 더 나올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30억원 준 홍기옥,근저당 설정
정화삼씨의 사위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정씨 형제가 받은 돈 중 일부로 석 달 뒤 9억2000만원에 김해 중심가에 있는 상가를 구입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두 달 뒤 홍 사장은 이 건물에 근저당 5억원을 설정했다. 검찰은 이 조치가 실소유주를 드러내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거나 정씨 형제가 임의로 상가를 처분하지 못하도록 한 일종의 '안전장치'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노건평씨 역할은 어디까지
노씨의 역할이 정대근 전 농협 회장(구속)에게 전화 한 번 한 수준일까. 노씨는 "홍 사장과 정씨 동생이 찾아와 부탁하길래 정 전 회장에게 한 차례 전화해 얘기나 들어보라고 했으나 10원도 받은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또 노씨가 "동생(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세 번이나 전화했는데 연락이 안 됐다. 비서관이 연락해 '전화하지 말라'고 해 섭섭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노 전 대통령 측은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태광실업에서 600억원 뭉칫돈발견
대검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해 태광실업 내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국세청은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600억원이 넘는 뭉칫돈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0억원대의 또 다른 탈세 의혹이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