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硏,서울-울산-제주 3각망 설치 완료
은하계 정밀관측·우주 진화 등 연구 활용


지름 500㎞의 전파망원경으로 관측하는 효과로 별의 탄생과 소멸,블랙홀 등의 진화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우주전파 관측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축됐다.

한국천문연구원(원장 박석재)은 한국 전파천문학 연구의 기반이 될 한국우주전파관측망(Korean VLBI Network·KVN) 설치를 완료하고 오는 12월2일 울산대학교 내 울산전파천문대에서 준공식을 갖는다고 26일 발표했다.

전파망원경은 안테나를 이용한 망원경으로 가시광선 대역을 이용하는 광학 망원경과는 달리 전파 대역의 정보를 이용해 빛을 내지 않는 천체,별 탄생 이전의 가스 상태,원자의 분포 등을 관측할 수 있다. 하지만 전파망원경은 긴 파장의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같은 크기의 광학 망원경에 비해 필연적으로 분해능(가까이 있는 점 두 개를 멀리서 관찰할 경우 이 두 점을 하나가 아닌 두 개로 정확하게 분해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개의 망원경으로 동시에 관측하면 망원경과 망원경 거리 사이만큼 직경이 커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 지금까지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시스템은 막대한 예산과 고도의 운영기술이 요구돼 일부 선진국만이 보유해왔다.

2001년부터 8년간 총 38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된 한국우주전파관측망 건설은 자름 21m 크기의 전파망원경 3기를 서울(연세대),울산(울산대),제주(탐라대)에 설치해 4주파수 동시관측이 가능한 밀리미터파용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관측망을 구축하는 사업.이번에 구축된 3기의 전파망원경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으로 통합해 운영됨으로써 지름 500㎞에 이르는 거대한 전파망원경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다.

천문연은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은하의 핵 활동에 따른 전자기파를 관측하고 우주의 초미세 구조 연구를 수행,별 탄생에서 소멸까지의 과정 등 우주의 진화과정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문연은 시험 운용을 거쳐 KVN이 본격적으로 운용되는 2011년께 일본 관측망과 연계해 동아시아지역 전체를 관측할 수 있는 2500㎞급 전파망원경 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천문연 전파천문연구부의 김효령 박사는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여러 대의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연결해 거대한 전파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동아시아권 전파천문학의 선도 연구 및 관련 기초,응용과학분야 연구에 한국이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

[ 용어풀이 ]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Very Long Baseline Interferometry)

동일 크기의 전파망원경 여러 대를 네트워크화시킴으로써 가상적인 하나의 전파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