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우 금융위원장이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우리나라 단독으로 낮은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전 위원장은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지금은 오히려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대출여력을 늘리고 체질을 강화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BIS 자기자본비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금융권 대출의 경기순응성이 문제로 지적돼왔기 때문에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BIS 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대통령 발언의 의미가)은행 건전성을 평가하는 BIS 기준을 우리나라 단독으로 낮추자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은행들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에 대해 "그것은 너무 앞서간 얘기"라며 "지금은 은행이 충분한 자본력을 가지고 생산적인 대출기능을 잘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며 공자금 투입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또 은행권의 짝짓기가 필요하다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은행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든지，자구노력을 통해 충분한 자본을 확충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M&A(인수ㆍ합병)가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제대로 작동 안 되면 정부가 나서 생산적 M&A가 이뤄지도록 촉매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기 위축을 최소화할 수 있고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재정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며 "재정수지 흑자기조를 가져가도록 노력은 해야 하지만 현재는 일시적 재정적자를 감수해서라도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