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證 대표들 … 정부 외환시장 안정 강력의지 표명해야

외국계 증권사 대표들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주식을 파는 가장 큰 이유는 외환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잦은 시장 개입으로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기보다는 선제적이고 강도높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국계 증권사 대표와 국내 증권사 국제본부장들은 25일 한국증권업협회 주관으로 간담회를 갖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투자 확대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증협이 올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한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소집했다. 증협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외국인들은 34조9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증시개방 이래 가장 많은 금액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말 41.9%에서 29.0%까지 낮아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고환율,높은 레버리지(은행 및 민간부채),수출기업 부진 등이 한국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3대 악재"라며 "이 중에서도 환율문제는 가장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가 경제 안정을 위해 시의적절한 정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정책의 강도가 약한 데다 잦은 개입으로 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참석자는 "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매번 연기금이 들어와 시장을 받치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시장의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참석자는 "앞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채권시장의 불안정성이 증가되고 있어 주가의 추가적인 하락을 예상하는 외국인도 있다"고 전했다.

국내 증권사 국제본부장들은 공매도 해제 필요성을 건의했다. 한 참석자는 "외국인들은 공매도를 하면서 주식을 사는 '롱숏전략'을 많이 이용하는 데 공매도가 금지되자 주식도 매수하지 않고 있다"며 "공매도의 순기능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해외 투자설명회(IR) 행사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 참석자는 "해외 IR도 거래소와 협회·금융위가 따로따로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유관기관과 업계가 공동으로 해야 효과도 크다"고 지적했다. 증협은 내년 1월 상하이를 비롯 3월 말까지 도쿄 두바이 아부다비 등에서도 IR를 여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함춘승 씨티,임석정 JP모간,안성은 메릴린치,이재홍 UBS,조영민 BNP파리바증권 대표와 이건표 대우증권 전무,문정석 대신증권 상무,주익수 현대증권상무,임춘수 삼성증권 전무 등이 참석했다.

김태완/조진형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