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매매 이례적 발언 눈길 "위기 3년이상 가지 않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24일(미 현지시간) "지금은 주식을 팔 때가 아니라 살 때"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동포 간담회를 갖고 "IMF외환위기 때 미국 워싱턴에 잠시 있었는데 그때 한국 가서 주식도 사고 부동산도 사고 해서 큰 부자가 된 사람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다고 주식을 사라는 얘기는 아니고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라는 전제를 붙이기는 했지만 이 대통령이 주식매매 시점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또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한 1년 내에 부자가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자기 이익이지만 어려울 때 주식을 사주는 것도 하나의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경제회복 시기와 관련,"빠른 나라는 빨리,늦은 나라는 늦게,그래도 3년 이상은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 후 "세계가 모두 어려울 때 대한민국이 가장 먼저 위기를 탈출하고 도약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해 교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항상 희망적인 얘기를 하면 대통령이 위기를 아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데 정말 답답하다"며 "어려울 때 지도자는 희망을 얘기해야지 어렵다고 질질 짜기만 하면 (다른 나라가) 돈을 안 빌려 준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대통령은 국내 정치와 관련해서는 "집안에 강도가 들어왔는데 형제가 계속 싸우면 둘 다 당한다"며 "일단 합심해서 물리치고 나서 다시 싸워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면담을 갖고 환경과 자유무역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동포 간담회 후에는 안토니오 비아라고사 LA시장 주최 오찬으로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26일 오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가하는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금융.외환상황 및 건설사 구조조정 추진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홍영식/박수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