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 급등했던 현대차기아차가 하락으로 유턴했다.

이달 국내 자동차 판매가 3년여만에 최악의 감소를 보일 것이란 외국계 증권사의 분석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현대차는 25일 7.75% 상승으로 장을 시작했으나 오전 11시 34분 현재 전날에 비해 0.50% 하락으로 돌아섰으며, 기아차도 6.71% 상승에서 3.58% 하락으로 급반전했다.

이날 다이와증권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국내 자동차 판매가 지난달 대비 30% 가까이 급감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자동차 관련주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는 미국 자동차 업계가 파산의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수요 급감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낳았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내년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현대차와 기아차는 실적 개선을 보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는 2005~07년 원/달러 환율 900원 수준에서도 견뎌낼 만큼 단련됐다"며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6600만대 수준일 것이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수준만 돼도 수출 수익성이 담보된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취임 이후 예상되는 미국 자동차 빅3(GM, 포드, 크라이슬러)에 대한 지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GM에 좋은 것은 현대차와 기아차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용 연구원은 "빅3를 살리기 위한 미국 자동차 수요 붕괴 방지 노력이 자동차 할부금융 활성화와 경기부양책을 통해 이뤄질 것이며,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미국시장 판매 감소를 최소화해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연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해 신흥시장 등에서 소형차를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이 크고, 특히 원화 약세로 일본이나 유럽 완성차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위기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