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은 돈을 벌어주는 기계입니다. 고객 수익성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죠."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 판매를 총괄하고 있는 로버트 바이트 다임러 오토모티브 한국 부사장(41)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내년에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경쟁력있는 신차를 선보여 벤츠 트럭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염두에 두고 있는 신차는 중형 트럭인 아테고다. 내년 시장을 겨냥한 이 모델이 다음 달 출시되면 수입 상용차 최초로 국내에서 중형 트럭을 직접 판매하는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는 작년 500여대가 팔렸다. 국내 상용차를 포함한 시장 점유율은 3.5% 수준.덤프트럭(4.3%)과 화물차(14.3%)만 따지면 점유율이 더 높다. 올해는 화물연대 파업과 경유값 상승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8%가량 늘어난 540여대가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점유율이 작년보다 1.1%포인트 오른 4.6% 정도가 될 전망이다.

바이트 부사장은 "지금은 다음 주,혹은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유럽시장 1위 벤츠가 한국에는 경쟁사보다 늦은 2003년 진입했기 때문에 아직 최상위권에 포진하지 못했지만,내년부터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이트 부사장은 자회사로 할부금융 업체를 갖고 있는 점이 큰 자산이라고 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면서 할부금융 업체들이 차량 판매 때 신용도 심사를 대폭 강화했다"며 "벤츠는 자회사로 메르세데스벤츠 파이낸셜서비스 코리아(MBFSK)를 갖고 있어 오히려 판매대수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트 부사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꼽았다. 120년의 트럭 역사 속에서,블루텍(벤츠의 친환경 배기가스 순환시스템) 등 신기술을 많이 적용했다는 것이다. 잠김방지 제동장치(ABS)와 에어백을 상용차에 첫 적용한 회사도 메르세데스벤츠다.

고연비 역시 벤츠 상용차의 장점이다. 이 회사가 지난 9월 국내에 출시한 '뉴 악트로스'(40 t 트레일러 모델)는 독일 자동차 인증기관이 실시한 연비실험에서 ℓ당 5.14㎞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바이트 부사장은 "상용차 업체들마다 고연비를 주장하지만,공인된 자료를 보고 또 직접 운전하는 트럭 소유자들에게 물어보고 구매하는 게 가장 현명하다"며 "연비 부문만큼은 다른 어떤 상용차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재값 및 환율 상승에 따라 지난 9월 신차를 출시하면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며 "내년 1월엔 모든 수입 상용차들이 새 환율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금이 트럭을 구입하기에 최적기라는 설명이다.

바이트 부사장은 1995년 메르세데스벤츠 본사에 입사한 후 승용차부문 전략기획팀,중동지역 판매담당 매니저,러시아지역 상용차부문 판매 및 마케팅 총괄이사 등을 거쳐 2006년 9월 다임러 오토모티브 한국 부사장으로 부임했다. 국내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 부문의 최고 책임자다.

바이트 부사장은 "한국에서 2년 넘게 아내와 아들,개와 같이 살았다"며 "트럭 영업을 위해 한 달에 두 번 이상 출장을 떠나는 등 바쁘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