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지원 등 4억6000만원 지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시가 장기간 묶어 두었던 남북교류협력기금을 풀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북한의 국립암센터격인 조선종양연구소의 현대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5일 디지털 X-레이,냉.온장고,핀셋,붕대 등 의료장비와 의약품 구입 명목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 4억6000만원을 지출했다.

서울시가 남북협력기금을 집행한 것은 작년 8월 북한의 수해 구호 의약품 구입을 위해 3억원을 지출한 이후 15개월 만이다. 지원 물품은 지난 23일 인천항에서 선박 편으로 북한 남포항으로 출발했다. 시는 연말까지 3억4000만원어치의 의료장비 등을 추가로 구입해 조선종양연구소에 지원키로 했다.

서울시는 내년에 북한 어린이 지원,문화.예술 교류, 재해.재난복구 지원 등의 용도에 사용하기 위해 약 50억원의 기금을 지출할 계획이다. 이 기금 예산은 서울시의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시는 올해도 30억5000만원의 기금 예산을 편성했으나 금강산 총격사건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인해 8억원 정도만 집행하게 됐다. 시 관계자는 "2006년부터 시작된 조선종양연구소에 대한 지원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기금을 집행하게 됐다"며 "내년도 기금예산은 남북관계의 발전이나 재해.재난 등 비상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을 반영해 올해보다 예산을 다소 늘렸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04년 7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뒤 2004년 100억원,2005년 100억원을 출연해 총 2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다. 이를 통해 2005년 북한 어린이 제과원료 구입비 10억3000만원,2006년 평양 안학궁터 발굴비 3억원 등 총 45억여원을 지원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