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과 탄 음식을 자주 접하는 어린이는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적탄화수소류(PAHs)의 체내 축적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교수와 이경호 한양대 의대 교수는 네덜란드 우트레히트 대학,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팀과 함께 서울 천안 포항 등에 사는 국내 어린이 102명을 대상으로 PAHs의 소변 내 대사물질(1-Hydroxypyrene glucuronide:1-OHPG)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연구 결과 소변 내 '1-OHPG' 농도(ng/㎖)는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어린이의 평균값이 1.58에 그친 반면 하루에 3회 이상 노출된 어린이는 2.03으로 크게 높았다. 또 석쇠로 구운 생선과 조개를 1주일에 3회 이상 먹는 어린이의 1-OHPG 농도는 1.85로 이들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어린이(1.52)나 1주일에 1∼3회 섭취하는 어린이(1.6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경호 교수는 "어린이는 성인보다 몸집이 작아 같은 양의 발암물질이 들어와도 이를 중화하는 능력이 떨어져 더 해로울 수 있다"며 "육류나 생선의 경우 불에 직접 굽거나 탈 정도로 굽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은 만큼 삶아 먹는 등의 방식으로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어린이를 대상으로 발암성 물질에 대한 대사산물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첫 데이터로 '국제환경직업보건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