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사상 유례없는 외국인 매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도 외국인이 '러브콜'을 보내는 종목이 있어 주목된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위스계 투자사 UBS AG 외 특별관계인 15인은 이날 단순투자 목적으로 대신증권 주식 260만311주(지분율 5.12%)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특별관계인을 제외한 UBS AG의 지분 취득 시기는 근래인 것으로 추정된다. 취득단가가 1만원대 초반으로 대신증권의 최근 주가 수준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주가는 지난 21일 장중 974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쓰는 등 최근 1만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UBS AG 등은 또 한미약품 주식 46만8647주(5.39%)를 신규 취득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역시 UBS AG의 한미약품 취득단가(7만9500원)를 감안하면 지난달 말 이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도 '러브콜' 대상이다. UBS AG는 올 초 엔씨소프트 지분 5.09%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이후 지난 6월 중순부터 꾸준히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지난주 말 기준으로 UBS AG외 특별관계자 2인의 엔씨소프트 보유 주식수는 188만7458(9.22%)까지 확대됐다.

UBS AG가 사들인 종목은 대체로 주가가 올 들어 지수보다 더 떨어졌지만, 상승 모멘텀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조윤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한미약품 등 주요 11개 제약사들의 내년 매출이 올해와 비교해 15.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침체로 산업 전반의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약사들의 성장세는 올해(성장률 13.9%)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제품 경쟁력과 마케팅파워, 연구개발력, 자금력 등을 고루 겸비하고 있어 정부의 규제 위험을 뛰어넘는 실적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한미약품을 동아제약과 함께 업종 내 최선호주(Top Pick)로 추천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신규게임 '아이온'이 기대를 충족하는 성과를 내고 있어 상용화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게임업계에는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증권업계의 인수ㆍ합병(M&A) 과정에서 매각 대상으로 꾸준히 꼽히고 있는 점이 매력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계인 오펜하이머 퀘스트 인터내셔널 밸류 펀드도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코리아나화장품 주식 115만7244주를 추가 취득, 이 종목 보유주식수가 531만2071주(13.28%)로 늘었다고 밝혔다. 또 중앙건설 5만4620주를 추가로 사들여 이 종목 보유지분율도 5% 이상으로 높였다고 전했다.

미국계 투자자문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하나금융지주(5.32%)와 하이닉스(9.09%)를 보유중이라고 최근 금감원에 신고했다.

이좌근 동부자산운용 상무는 "외국계 헤지펀드가 환매 요구 때문에 국내 주식을 내던지고 있는 것과 달리 장기투자 외국인들 중 일부는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외국인 매수종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들 종목 대부분은 최소한 신용리스크가 부각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34조93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들 들어서도 2조1000억원 어치 주식을 팔았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