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험이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월가 투자가들의 관심은 차기 재무부 장관으로 선임된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금융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을 언급할 것인가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금요일 가이스너 총재가 재무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보도만으로 뉴욕 증시가 폭등한 점에 비춰볼 때,가이스너가 시장에 보내는 사인이 투자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파블릭 오크트리 자산평가회사의 시장분석가는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며 "차기 정권의 경제팀에서 구체적인 위기관리 해법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주 살얼음판을 걸어온 뉴욕증시는 씨티그룹과 '자동차 3사'의 처리 방향에 따라 크게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자산규모로 미국 내 2위 은행인 씨티그룹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도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금융주들이 또다시 곤두박질치면서 시장이 홍역을 치를 수 있다.

파산위기에 직면한 제너럴모터스(GM)가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할 수 있다는 보도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정크본드의 금리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GM의 파산은 시장 전체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GM 이사회는 파산보호 신청을 포함해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미 의회에서는 '빅 3' 최고경영자들을 불러 청문회를 갖고 지원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지원여부를 내달 초로 연기했다.

이번 주는 추수감사절(27일)이 있어 소매판매 현황을 통해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하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자산가격이 급락한 데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사상 최악의 쇼핑시즌을 맞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관련 통계로는 10월 기존주택 판매지수(24일),10월 신규 주택판매 지표(26일)가 발표된다. 25일에는 S&P/케이스 실러 주택가격 지수가 발표된다. 주택시장이 아직 바닥을 다지지 못한 상황에서 관련 지표가 얼마나 악화됐을지가 관심거리다.

민간경제 예측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11월 소비자 신뢰지수와 3분기 경제성장률(GDP 예비발표)도 같은 날 발표될 예정이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3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 분기 대비 ―0.3%(연율 기준)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 3분기(―1.4%) 이후 7년 만의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추수감사절인 27일 휴장하고 다음 날인 28일엔 주식시장이 오후 1시(현지시간)에 폐장한다. 폴 놀트 힌스데일어소시에이츠 투자담당 이사는 "추수감사절 휴가를 떠난 사람들이 많아 이번 주 거래는 다소 한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