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0일 68포인트 내린 948.69로 주저앉으며 다시 1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10월 위기설에서 벗어나면서 이달 1153까지 올랐던 주가는 18% 하락했다.

이에 따라 증시에서는 과거 외환위기 직후 주가가 반등했다가 2차로 크게 하락했던 일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제기되고 있다.

외환위기가 터졌던 1997년 코스피지수는 6월에 연중 최고치인 792.29까지 오르는 등 무난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외환위기 징조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기로 발표한 그 해 11월 코스피지수는 407.86으로 떨어졌고 12월에는 350.68까지 하락해 6개월도 안 돼 반토막이 났다.

이듬해인 1998년 주가는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IMF의 구제 금융으로 자금이 풀려 '유동성 랠리'가 펼쳐지면서 코스피지수는 3월2일 574.35까지 회복했다. 전년 12월의 저점보다 64%나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랠리도 잠시,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면서 기업들의 감원이 잇따랐고 소비가 급감하면서 코스피지수는 2차 폭락세를 보여 석 달 만인 6월16일 280.00까지 주저앉았다. 전고점 대비 51% 이상 빠져 상승분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1배 수준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0월(0.77배)보다 더 낮아졌다. PBR는 기업의 시가총액을 청산 가치로 나눈 것으로 1배 미만이면 주가 수준이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1997년 11월과 12월의 PBR는 각각 0.67배와 0.61배로 이를 현재 주가에 대입하면 895와 815가 산출된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