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가 방계로 분류되는 후성그룹측이 코엔텍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김근수 후성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매제이며 코엔텍의 최대주주는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측은 코엔텍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후성측의 지분 매입에 대해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후성HDS는 지난 12일부터 19일(결제일 기준)까지 코엔텍 주식 662만6623주(13.25%)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투입금액은 79억5900만원.

이에 따라 후성HDS는 코엔텍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변경전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과 특수관계인인 현대미포조선이 각각 379만2000주(7.58%)와 164만8000주(3.30%)를 보유하고 있다.

후성HDS는 지분변동보고서에서 "회사의 주주로서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예정"이라며 "현재 이사 선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향후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엔텍 관계자는 "어제 후성HDS측에서 지분 공시한다고 연락이 왔었다"며 "왜 지분을 매입했는지 현재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엔텍은 설립 당시 지역 상공인들 위주로 공동 출자된 회사였고 한국프랜지도 지분 참여를 했었다"며 "코엔텍은 외부주주들과 전문경영체제여서 자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세우진 못한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측은 코엔텍에 대해 산업 폐기물 처리를 위해 출자한 회사로, 후성측 지분 매입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코엔텍은 과거 울산상공회의소가 만들자고 제안해서 만들게 됐다"며 "현대중공업은 당시 지역 기업들이 지분 참여를 하면서 지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생하는 산업폐기물 처리를 위해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일체 코엔텍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후성HDS측이 지분을 늘리던 말던 현대중공업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후성HDS는 옛 울산화학으로, 김근수 회장이 76.7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83년 6월 23일에 설립돼으며 울산공장에서 불화수소산, 프레온가스 및 반도체용 고순도가스등의 제품을 생산해 왔다. 2007년 12월 31일자로 투자자산을 제외한 사업전 체를 후성에게 양도했으며 2008년 1월 1일자로 회사의 상호를 지금의 후성HDS로 변경했다. 현재는 그룹웨어 등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과 관계사들의 경영 컨설팅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후성으로 사업을 넘긴 후성HDS가 현재 별다른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아, 코엔텍 인수를 통한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