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이 6조원 가까운 영업외손실로 3분기 순이익이 급감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 관련 손실에다 지분법손실,주가급락에 따른 투자 유가증권손실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18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570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14조1240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외비용이 급증하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24% 감소한 6조77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금융위기의 파고를 딛고 뛰어난 3분기 실적을 낸 기업도 있다. 화학업체인 웅진케미칼과 금양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0배로 불어났으며,유엔젤은 2분기 연속 매출액 영업이익률에서 수위를 차지한 강원랜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영업외손실에 발목잡힌 3분기

지난해 3분기 상장사들은 영업외비용이 크지 않아 영업이익(15조6443억원)과 순이익(14조9098억원)이 별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원·달러 환율이 작년 말 930원에서 지난 9월 말 1200원대까지 치솟으면서 키코(KIKOㆍ통화옵션상품)뿐 아니라 막대한 외화 관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3분기 철강금속업종은 영업이익이 3조3697억원이었으나 순이익은 1조5287억원으로 1조8409억원이나 줄었다. 운수창고와 전기전자업종의 3분기 순이익도 영업외비용으로 인해 1조7600억원,1조1700억원씩 감소했다.

종목별로도 한진해운현대상선은 3분기 각각 779억원, 214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2837억원,1894억원의 분기 순손실을 입었다. 올 누적 순손실로 적자로 돌아선 곳도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112개사에 달했다.

상장사 전반적으로 수익성과 재무구조도 나빠졌다. 기업들은 1000원어치를 팔아 영업이익으로 62원을 건지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보다 27원 줄어든 것이다. 3분기 말 부채비율은 98.99%로 작년 말(80.94%) 대비 18.04%포인트 높아졌다.

◆웅진케미칼 영업이익 100배 급증


웅진케미칼은 3분기 44억94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작년 3분기(4400만원)보다 100배나 증가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 덕분에 섬유부문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필터 등 신규 사업의 호조세 덕택이었다. 정밀화학 전문업체인 금양도 환율상승 및 판매가격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작년 3분기 1700만원에서 17억5300만원으로 1만% 이상 급증했다.

한국석유공업도 3분기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전년 동기 대비 6077% 증가했으며 유니온(26억원) 한일철강(73억원) 한올제약(3억원) 동양석판(88억원) 등도 영업이익이 20배로 불어났다.

반면 동아에스텍 아세아시멘트 현대오토넷 LS 등은 영업이익감소율 상위에 올랐다

수익성에서는 유엔젤이 탁월한 성과를 냈다. 유엔젤은 3분기 116억원의 매출에 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영업이익률이 44.70%에 달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 1위였던 강원랜드는 40.72%의 이익률을 내고도 2위로 밀렸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