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불자에 죄송" 에 지관 총무원장 "없던 걸로 하고…"


불교계가 17일 오후 1시30분께 서울 견지동 조계종 총무원으로 찾아온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종교편향 등의 문제로 불거진 양측 간 갈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이날 어 청장이 "여러 가지 부적절한 행위로 2000만 불자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자 "다 없었던 걸로 하고 직책을 잘 수행해서 국민을 편안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지관 스님은 이어 "경찰 수장이 무르면 무르다 그러고 강하면 강하다 그런다. 그 직책이 어려운 줄 알고 있다"며 "총무원장 차량을 검문해서 그렇다고 하는데 나 자신은 그렇지 않았다. 총무원장 차량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 못할 것 아니다"고 어 청장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지관 스님과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등 다른 종단 대표들도 함께 했다. 어 청장은 20여분간 지관 스님과 대화하고 자리를 옮겨 조계종의 다른 관계자들을 더 만난 다음 이들의 배웅을 받고 웃음을 띠며 승용차를 타고 돌아갔다.

어 청장은 지난 7월29일 지관 스님이 탄 차량에 대해 경찰이 과잉검문하면서 불교계로부터 종교편향 항의와 퇴진요구를 받아왔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