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 虎視牛步(호시우보)의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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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비치는 중국의 모습은 2개인 것 같다. 하나는 '멜라민의 중국'이고 또다른 하나는 '위안화의 중국'이다. '멜라민의 중국'은 취약한 중국이다. 공업용 물질인 멜라민을 섞은 우유는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우유를 먹은 아이들이 사망한 것은 물론 그 우유를 원료로 한 제품이 전 지구상에 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우유가 국영기업에서 버젓이 만들어지고 수출된다는 것은 중국의 산업적ㆍ사회적 기반이 그만큼 허술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메이드 인 차이나'는 불신을 상징하는 단어가 돼 버렸다.
그러나 '위안화의 중국'은 정반대다. 금융위기라는 폭풍에 전 세계를 덮고 있던 '달러 우산'이 힘없이 벗겨지면서 이제 '위안화 우산' 아래로 여러 나라들이 모여들고 있다. 2조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러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중국을 둘러싼 나라들은 물론 남미의 베네수엘라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힘을 뻗치고 있다. 중국이 4조위안(8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중국의 위력이 새삼 드러난 장면이다.
두 개의 중국은 이처럼 너무 다른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중국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중국 구세론(救世論)의 진원지는 중국의 막대한 자금이다. 쉽게 말해 중국이 2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을 풀어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바람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 내의 모습은 이 같은 바람과는 아주 동떨어져 있다. 수출전선의 최전방에 있던 중소기업들은 힘없이 무너지고,실직자가 양산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무너졌다. 대외무역의 28%를 차지하는 광둥성은 해고당한 수출기업 노동자들의 집단시위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두 개의 중국 중 어느 하나가 부각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만이 진짜 중국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두 가지 모두 중국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진짜 중국의 모습을 굳이 따지자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를 얘기하면서 내수부양에 4조위안을 쏟아붓는 호시우보(虎視牛步:소처럼 걷되 호랑이의 눈으로 보다)의 중국이 아닐까 생각된다. 금융위기가 터진 뒤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미국의 금융회사들을 접수,월가가 차이나스트리트로 변할 것이란 우려가 높았었다. 그러나 중국은 덥썩 먹이를 물지 않았다. 지난 주말 끝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은 중국 구세론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가 보도한 것처럼 "왜 남이 먹은 것을 내가 계산해야 하느냐"는 인식인지는 모르겠다. 잘못한 국가가 철저하게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 속에는 중국의 도움이 더 필요해질 때까지 더 기다리겠다는 속셈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도망가는 먹이가 지칠 때까지 기다리는 맹수처럼 말이다.
중국은 일단 자신을 추스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긴축에서 성장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고,각종 규제를 철폐하며 기업들을 보호하고 추스르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이는 큰 전쟁을 앞두고 성을 쌓으며 군량미를 구축하는 전사들의 모습처럼 비쳐진다. 중국 지도부는 세계 패권을 차지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멜라민의 중국'이건 '위안화의 중국'이건 그래서 중국은 역시 무서운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베이징 조수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그러나 '위안화의 중국'은 정반대다. 금융위기라는 폭풍에 전 세계를 덮고 있던 '달러 우산'이 힘없이 벗겨지면서 이제 '위안화 우산' 아래로 여러 나라들이 모여들고 있다. 2조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러시아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중국을 둘러싼 나라들은 물론 남미의 베네수엘라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힘을 뻗치고 있다. 중국이 4조위안(8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중국의 위력이 새삼 드러난 장면이다.
두 개의 중국은 이처럼 너무 다른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중국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중국 구세론(救世論)의 진원지는 중국의 막대한 자금이다. 쉽게 말해 중국이 2조달러에 육박하는 외환보유액을 풀어 국제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바람이다. 그러나 정작 중국 내의 모습은 이 같은 바람과는 아주 동떨어져 있다. 수출전선의 최전방에 있던 중소기업들은 힘없이 무너지고,실직자가 양산되고 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처참하게 무너졌다. 대외무역의 28%를 차지하는 광둥성은 해고당한 수출기업 노동자들의 집단시위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보는 사람들의 시각에 따라 두 개의 중국 중 어느 하나가 부각되게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만이 진짜 중국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두 가지 모두 중국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진짜 중국의 모습을 굳이 따지자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를 얘기하면서 내수부양에 4조위안을 쏟아붓는 호시우보(虎視牛步:소처럼 걷되 호랑이의 눈으로 보다)의 중국이 아닐까 생각된다. 금융위기가 터진 뒤 중국이 막강한 자본력으로 미국의 금융회사들을 접수,월가가 차이나스트리트로 변할 것이란 우려가 높았었다. 그러나 중국은 덥썩 먹이를 물지 않았다. 지난 주말 끝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후진타오 주석은 중국은 중국 구세론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한 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공산당 기관지인 광명일보가 보도한 것처럼 "왜 남이 먹은 것을 내가 계산해야 하느냐"는 인식인지는 모르겠다. 잘못한 국가가 철저하게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 속에는 중국의 도움이 더 필요해질 때까지 더 기다리겠다는 속셈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도망가는 먹이가 지칠 때까지 기다리는 맹수처럼 말이다.
중국은 일단 자신을 추스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긴축에서 성장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고,각종 규제를 철폐하며 기업들을 보호하고 추스르는 데 정성을 쏟고 있다. 이는 큰 전쟁을 앞두고 성을 쌓으며 군량미를 구축하는 전사들의 모습처럼 비쳐진다. 중국 지도부는 세계 패권을 차지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멜라민의 중국'이건 '위안화의 중국'이건 그래서 중국은 역시 무서운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베이징 조수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