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도 손실 '눈덩이'…추가 공적자금 불가피할듯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미국 양대 모기지(주택담보대출)회사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또다시 공적자금을 수혈받아야 할 처지에 몰렸다.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부실 자산 또한 눈덩이처럼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두 회사가 미 금융위기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금융사 부실 자산 문제가 또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미 재무부 등에 따르면 프레디맥은 지난 3분기 253억달러의 손실을 기록,정부에 138억달러의 긴급 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주택시장 침체로 모기지 자산 부실이 커지면서 294억달러의 자산상각을 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대규모 자산상각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이달 말까지 자금을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니메이도 3분기 손실이 290억달러에 달하는 등 적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연말까지 재무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9월 두 회사에 각각 1000억달러를 투입,선순위 우선주를 매입하는 한편 모기지 관련 증권도 사줬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압류 증가로 양사가 갖고 있는 모기지 부실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정보업체인 퍼스트아메리카코어로직에 따르면 모기지 원금이 현 주택 가치를 웃돌아 잠재 압류 대상이 될 수 있는 대출은 무려 750만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를 이용한 다섯 가구 중 한 가구꼴이다. 양사가 12조달러 규모인 모기지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 부실 규모는 2000억달러를 훨씬 웃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처럼 정부가 추가로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됨에 따라 두 회사의 처리 문제를 두고 적지 않은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위기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양사의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