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중 커진 증시 … 어떻게 달라졌나

주식회전율 22% 넘어 6년만에 최고 수준
직접투자계좌 늘어 … 키움證 점유율 15%로 확대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증시에서 과거와는 다른 변화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주가가 무차별적으로 크게 떨어지면서 펀드 투자가 시들해진 대신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개인들이 늘고 있는 것과 예전에는 중소형주 위주였던 개인들의 투자 대상이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단타성 거래가 여전히 많아 빈번한 매매로 주식 회전율이 크게 높아지면서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등의 문제점도 나오고 있다.

16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주가 하락이 본격화된 지난달 이후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해 고객예탁금은 늘어난 반면 펀드 자금 순유입은 거의 끊긴 상태다.

개인의 주식 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은 지난달 6047억원 불어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지난 13일 현재 10조6283억원으로 602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1237억원(ETF 제외)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계좌 수도 급증하고 있다. 활동 계좌 수는 개인들의 활발한 투자를 반영,지난달 7만2391개 증가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8만7626개나 급증했다. 활동계좌란 예탁금이 10만원을 넘으면서 최근 6개월간 거래가 최소한 한 차례 이상 있었던 계좌를 말한다.

이에 따라 개인 고객이 많은 온라인 증권사는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지는 등 신바람을 타고 있다.

온라인 주식거래 부문 1위 증권사로 업계 최저인 0.015%의 거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이달 시장점유율은 외환위기 이후 업계 최고인 15%를 웃돌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하루에 개설되는 신규 계좌 수가 8월에 비해 3~5배 정도 늘었다"며 "이 중 70%가량은 주식 투자를 처음 하는 투자자였고 10%는 한동안 투자를 안 하다가 다시 시작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비중이 높은 키움과 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을 합치면 전체 개인 위탁거래시장의 40%를 웃돈다"고 말했다.

이경수 토러스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해외 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을 본 개인들 중 일부가 펀드 수익률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 우량주 투자에 직접 나서는 사례가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증시에서 개인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 비중은 61.86%로 높아진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20% 아래로 뚝 떨어졌다. 올 들어 9월까지 개인 비중이 월평균 46.13%에 머물렀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이다.

그러나 개인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증시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하루 변동성은 4.79%로 지난해 평균 1.55%보다 3배나 높아졌다. 이는 개인들의 짧게 치고 받는 단타성 거래로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인 주식 회전율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회전율은 22.6%로 2002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달에도 2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에 대한 개인들의 투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이는 지수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들어 개인의 대형주 투자 비중은 82.23%로 증가한 반면 소형주는 4.05%로 급감했다. 올 9월까지 대형주와 소형주 비중이 각각 70.51%,11.72%였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이에 따라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판도도 달라졌다. 개인은 이례적으로 대표적인 고가주인 삼성전자를 가장 많은 2925억원어치나 사들였다. 현대차(1528억원) 포스코(1336억원) LG전자(1330억원) 등도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서정환/문혜정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