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기업도 자구노력이 우선"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13일 자금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지만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회사나 기업의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선제적 노력이 필요한 만큼 금융회사 등도 자금난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며 "해당 기관의 자구노력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의 시기와 내용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의 자본확충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을 하고 있어 정부가 나설 시기가 아니다"면서도 "자본확충말고도 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적절한 시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금융회사 등이 출자하는 채권안정펀드가 10조원 규모로 출발한다는데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상황이 안 좋은데 조달이 가능한가.

▲다각도로 금융회사들의 참여를 권유하고 있고 우리 계획대로 가능하다고 본다.

10조원의 자금이 재투자되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일주일 뒤에 설명하겠다.

--채권안정펀드의 편입대상이 어디까지인가.

▲투자대상은 일단 투자매력이 있는 것이 중심이다.

다만 일시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여전사 중 대주주의 지원이 힘든 경우를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는 우량기업, 수출기업 등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기초로 한 프라이머리 담보부증권(CBO)도 인수할 수 있다.

--채권안정펀드에 산업은행이 2조원 출자하던데 민간의 투자비율은 얼마나 되나
▲민간 비중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

지금은 구체적인 설계를 하고 있는 단계이며 펀드 운용주체도 결정되지 않았다.

구체화되지 않은 방안을 이미 발표한 것은 우리의 정책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은행 자본확충을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나
▲은행들이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을 하고 있어 정부가 나설 시기가 아니다.

다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경제상황이 안 좋을 것이다.

자본확충 말고도 비상계획을 준비하고 적절한 시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산업은행에 대한 정부 출자로 민영화가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는데.
▲산업은행 민영화는 당초 계획대로 조속히 관련법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준비를 차질 없이 해나갈 것이다.

다만 현재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므로 법 통과 후 지분 매각 시기 등은 금융시장 안정 등을 봐가며 탄력적으로 추진하겠다.

--건설사 대주단 가입을 정부가 유도하나.

▲은행과 건설사간의 자율적인 판단과 협의를 통해 이 제도가 잘 활용돼 우량 건설사들이 일시적인 자금난을 극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다만 일부 건설사들이 가입과정에서 평판저하 우려 등을 제기하고 있어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관련 협회를 중심으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제기되면 적극 지원할 것이다.

다만 대주단 협약 가입문제는 국내 건설산업에 대한 국내외 신인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언론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