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Jim Rogers, 로저스 홀딩스 CEO)가 한국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짐 로저스는 12일 서울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서울 국제금융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금융위기에서 어떤 국가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으며 10월 중순부터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주식이나 섹터를 매입했는지 어느 정도의 규모로 투자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짐 로저스는 "주가가 많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생각해 10월 중반부터 한국, 중국, 대만의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주가가 앞으로 얼마나 떨어질지 언제가 바닥일지 모르겠다"면서 2010년까지도 침체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짐 로저스는 특히 한국을 '좋아하는 국가'로 꼽고, 앞으로 규제만 완화된다면 세계적인 금융센터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60년대까지만 해도 빈곤한 국가였지만 불과 40년 사이에 놀랄만한 성과를 보였다"면서 "일본은 이미 기회를 놓쳤으며, 중국과 홍콩은 정부의 규제라는 리스크, 싱가포르는 작은 경제규모라는 취약점을 안고 있어 한국의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 자본의 흐름을 방해하는 요소는 '규제'라며 빠른 규제완화만이 한국이 아시아의 금융센터로서 거듭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로저스는 사견으로 한국의 통일이 미국이나 다른 사람들과의 생각과는 빨리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통일이 되면 인구만도 7천만~8천만명에 이르게 되고 남한의 '브레인'과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이 결합되면 급격히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과 인접해 있고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등 농업국가와 인접해 있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농업분야에서 비용문제를 덜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조선산업을 예로 들면서 "앞으로 상품산업(농업, 원자재 등)이 발전하면 어디선가는 가공되고 판매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들도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조선산업의 성장은 한국이 호주나 브라질과 인접해 있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혜택을 볼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로 덧붙였다.

한편 짐 로저스는 채권과 달러에 대한 모두 매도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그는 "채권시장에서 한 때 붐을 일으킨 바 있지만, 10년 내지 20년 후에는 투자가 적절하지 않다"면서 앞으로 채권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짐 로저스는 "미국은 현재 13조 달러를 채권을 판매하면서 세계 최대의 채권국가지만, 15개월마다 1조 달러씩 채무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나는 단기국채를 일부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장기국채를 최근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미국 정부가 현재 유능한 기관들의 돈을 빼서 무능한 곳에 퍼주고 있는데 이는 금융시스템을 약화시키고 붕괴를 초래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미국정부는 외환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며 달러 매도를 적극적으로 권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