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기에 코스닥 중소형주뿐만 아니라 유가증권시장 중견기업들도 무상증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무상증자를 추진하면 자본금을 확충하면서 주식 유동성을 높여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상장사 S&TC는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 발행주식 수는 471만주로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237만주)의 약 두 배에 달한다. S&TC는 지난달 28일 7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무상증자까지 결의하면서 이날 6.94% 오른 5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TC 관계자는 "자본금이 너무 적어 연말까지 확충할 필요성이 있었고 유동성을 늘려 주가 부양효과까지 노릴 수 있어 무상증자를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S&TC의 자본금은 11억원에서 무상증자 후 33억원가량으로 확대된다.

재무구조가 탄탄한 고려제강도 전날 보통주(액면가액 1000원) 300만주를 무상증자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신주배정 주식 수는 0.3000596주다. 이 회사는 올해 반기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4531억원에 달하지만 자본금은 100억원에 불과한 상황이다.

최근 2개월 동안 무상증자를 결의한 기업들은 잘만테크 희훈디앤지 이상네트웍스 흥구석유 일신랩 등 코스닥기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유가증권시장의 중견기업들도 무상증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양상이다.

무상증자는 유상증자와 달리 주주에게 주식대금 납입의무를 지우지 않고 무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나눠주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의 목적은 자금조달이 아니라 사내 유보자금을 자본금으로 전이시켜면서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며 "회사의 총자산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지만 시장에서는 주가에 매력적인 호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코스닥기업들은 연말 결산을 앞두고 자본금을 늘려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결의하는 경우도 있지만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은 적정한 자본금을 확보하면서 이익 일부를 주주들에 환원하기 위해 무상증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