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승은 가난과 어머니였다. "

"어머니는 내가 감사해야 할 최고의 분."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각각 자서전에서 한 말에서 알 수 있듯 두 사람은 인생과 정치역정에서 적지 않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보수 성향의 한나라당 출신 대통령과 진보 성향의 미국 민주당 출신 당선인이라는 점에서 정치,이념적 배경의 차이점을 갖고 있으나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정치권에 입문해 비주류에서 대권의 꿈을 이뤄 주류를 형성했다는 유사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유년 시절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며 강한 어머니를 뒀다는 게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의 어머니는 노점상을 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고 매일 새벽 4시에 형제들을 깨워 기도했다고 한다.

오바마의 어머니도 빈민구호용 식료품에 의존하면서 교육만큼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바마 당선인은 종종 새벽 4시면 자신을 깨워 직접 공부를 가르치던 어머니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치 경력이 길지 않다는 점도 닮은꼴이다. 1992년 민자당 소속으로 14대 국회에 입성했던 이 대통령의 정치인 경력은 6년 정도밖에 안된다.

오바마는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 선출되며 정계에 입문했지만 중앙정치 무대 경력은 연방 상원의원 당선(2004년) 이후 4년에 불과하다.

대선 과정에서 강력한 여성 후보를 상대로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경선을 거친 점도 공통 분모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당선인은 '박빙의 승부' 끝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힘겹게 제쳤다. 두 사람 모두 이념에 치우치기보다는 실용을 강조하고 있다.

차이점도 있다. 이 대통령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으나 오바마 당선인은 인권변호사,사회운동가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기업 시장 자유무역 등을 중시하는 것과는 달리 오바마 당선인은 상대적으로 노동 분배 공정무역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