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환 계약에 `깡통펀드' 전락위기
집단대응 준비 카페에 회원수 급증

국내에서 판매되는 해외펀드 중 해외에서 설정된 역외펀드가 글로벌 시장의 폭락에다 환헤지 손실까지 겹쳐 이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역외펀드 투자자들 대부분이 60% 정도의 손실을 본 데다 원.달러 환율마저 급등하면서 환헤지(환 위험회피) 차원에서 판매사와 체결한 선물환 계약으로 30% 정도의 추가손실이 발생, 사실상 원금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추가로 자금을 납입해 1년 만기인 선물환계약 만료 전까지 손실액을 벌충하지 않으면 원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로 펀드가 강제 해지된다고 투자자들은 전했다.

일부 투자자는 손실액을 벌충하는 과정에서 원금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수도 있어 이른바 `깡통계좌'가 될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 역외펀드 투자자는 "작년 10월 중국 역외펀드 상품에 1천800만원을 투자했는데 가입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은행에서 선물환 손실분 990만원을 납입하지 않으면 현재 남아 있는 돈 160만원을 강제 환매하겠다고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 일부는 인터넷 사이트에 `역외펀드선물환계약 피해자 소송준비모임'이라는 카페를 개설하고 함께 소송에 참여할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이 모임의 간사인 성윤기(38)씨는 "펀드에서 입은 투자손실은 어쩔 수 없지만 환차손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한 선물환계약에서 예측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고지받은 적도 없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은 수긍하기 힘들다"며 "관련 은행 측과 접촉한 뒤 수긍할만한 반응이 나오지 않으면 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 모임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전날인 3일 회원 수가 120명 정도였으나 하루만에 374명으로 3배로 늘어났다.

한편 역외펀드는 작년 6월부터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면서 신규자금의 유입이 끊기고 환매가 가속화된 데다 최근 글로벌 시장 급락 등의 영향으로 순자산액이 작년 4월 14조원에서 최근 3조원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