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 對 '거꾸로간 10개월'

국회는 3일 한승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실시, 경제위기와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태, 야당탄압 논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특히 여야는 서로의 집권 기간 성적을 각각 '잃어버린 10년 좌파정권', '거꾸로 간 10개월'로 격하하며 상대적 우위에 서기 위한 전방위 공세를 펼쳤다.

경제위기와 관련,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이명박 정권이 성장일변도의 잘못된 고환율 정책과 정치사찰을 통한 국민 탄압 등 유례없는 갈지자 행보를 했다"며 "성적은 F학점,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동철 의원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며 잘못된 인사와 정책을 먼저 반성.사과한 뒤 인사와 정책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강만수 경제팀의 교체를 촉구했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 정부가 지난 10개월간 무엇을 했는가"라고 몰아세웠다.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은 "국민들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이 내건 소위 7% 성장, 4만불 소득, 세계 7위권 국가달성이라는 공약을 지지했다"며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대비 경제성장률과 주가, 일자리는 내려가고 물가와 환율, 고통지수, 경상수지 적자는 올라가는 등 거꾸로 간 10개월이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도 "시중 술자리에서 '이명박 정부의 '747' 공약은 주가 700포인트, 실업률 40%, 7년간 불황을 뜻하는 747'이라는 풍자가 있다"면서 경제 수장의 교체를 요구했다.

반면 한나라당 유정복 의원은 "1천억달러의 외화 지급보증과 한미간 통화 스와프 체결로 외환위기 불안감이 해소됐다"고, 같은 당 정의화 의원은 "요동치던 금융시장을 일거에 잠재운 한미 통화스와프는 정부의 끈질긴 대미교섭의 결실"이라고 각각 긍정 평가했다.

쌀 직불금 부당수령 논란과 관련,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은 "감사원이 지난해 청와대의 요청을 받아 감사시기를 조정하고 감사결과를 청와대에 사전보고.비공개한 것은 대선을 5개월 앞둔 시점에 쌀소득 직불제의 실정이 밝혀지면 치명적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 아니냐"며 "쌀 직불금 부당수령 사태는 참여정부 실정의 백미"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정복 의원은 감사원의 국회 이관을 제안했다.

야당탄압 논란에 대해 민주당 김동철 의원은 "김민석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의 전.현직 인사에 대한 광범위한 표적수사가 자행되고 있다"며 "국면전환용 수사가 아닌가"라고 따졌다.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현 정권이 집권 후 '잃어버린 10년' 운운하며 언론 장악을 시도하고 과거 정권에 대한 표적 수사를 일삼았으며 국가정보원을 통해 민간인을 사찰하고 비판여론에 재갈을 물리는데 시간을 허비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정의화 의원도 김민석 최고위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