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해밀턴(영국.맥라렌-메르세데스)이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 그랑프리 2008 시즌 챔피언에 올랐다.

해밀턴은 3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라운드에서 5위로 들어왔지만 종합 순위에서 98점이 돼 97점의 펠리페 마사(브라질.페라리)를 간신히 제치고 우승의 영예를 맛봤다.

극적인 우승이었다.

지난 시즌에도 최종 라운드 전까지 단독 1위를 달리다 브라질 대회에서 7위에 그치는 바람에 키미 라이코넨(핀란드.페라리)에 역전을 허용해 준우승에 그쳤던 해밀턴은 이번 대회에서도 6위 이하로 처졌더라면 가장 먼저 피니시 라인을 끊은 마사에게 우승컵을 내줄 뻔했다.

해밀턴은 6위로 들어온 티모 글로크(독일.도요타)에 마지막 바퀴까지 뒤졌으나 레이스 막판 빗속에서 미처 우천용 타이어로 바꿔 끼지 못했던 글로크가 마지막 스퍼트를 하지 못한 덕에 결국 5.4초 앞서 5위로 들어오며 가까스로 시즌 우승컵을 지켜냈다.

1985년 1월7일에 태어난 해밀턴은 23세 9개월 26일에 F1 종합우승을 차지해 종전 최연소 챔피언 기록인 2005년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르노)의 24세 1개월 27일을 약 4개월 앞당겼다.

해밀턴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많은 팬의 성원이 있어 긴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라며 "팀원들이 모두 자신을 희생해가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냈다"라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1점 차로 준우승에 그친 마사는 "불행하게도 1점이 모자랐지만 그것이 레이싱"이라며 "최선을 다해 훌륭한 레이스를 했기 때문에 우리 팀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F1 드라이버 사상 첫 흑인으로 지난 시즌 데뷔한 해밀턴은 첫해 2위에 이어 2년차 때 우승하는 등 탁월한 경기력에 잘생긴 외모까지 겸비해 미하엘 슈마허(독일) 은퇴 이후 F1의 간판스타로 자리 잡게 됐다.

미국의 '육상 영웅' 칼 루이스의 성(姓)을 따 이름이 정해진 해밀턴은 어릴 때부터 스피드에 관심이 많았고 8살 때 자동차 경주 초보 단계인 카트 대회에 나가 우승을 했으며 13세에 맥라렌-메르세데스 벤츠의 '영 드라이버 서포트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카트부터 포뮬러 지역대회, GP2 등을 거쳐 2007년부터 F1에 데뷔,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평을 듣고 있으며 2007 시즌 데뷔전부터 9회 연속 3위 내에 입상하며 탁월한 기량을 뽐냈다.

백인 어머니(카멘 라발레스티)와 흑인 아버지(앤서니) 사이에 태어난 해밀턴은 2살 때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

12살 때까지는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그 이후로는 다시 아버지와 함께 생활했다.

아버지 앤서니는 그레나다에서 영국으로 거처를 옮긴 이민자 가정 출신이었다.

1996년 데이먼 힐 이후 12년만에 F1 우승자를 배출한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해밀턴의 우승 소식을 듣고 "온 영국이 해밀턴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축하의 뜻을 전했다.

팀 순위에서는 페라리가 172점으로 151점에 그친 맥라렌-메르세데스를 제치고 2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