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제 1목표는 주택구입, 40대 '안정+수익' 동시 추구, 50~60대 보수적 투자로 전환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되면 연령대별로 요구되는 재테크 전략도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 쉽게 생각해보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과 대출금리가 잇따라 하향조정되면 20∼30대 입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 문턱이 낮아져 지금보다는 좀 더 손쉽게 '내집마련'에 나설 수 있다. 반면 50대 이상 장년층의 경우 예금금리가 낮아져 노후자금을 은행에만 넣어둬서는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저금리 시대에 요구되는 연령대별 재테크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20∼30대엔 '내집마련 찬스'

20∼30대 재테크 제1의 목표는 역시 내집마련이다. 최근 수년간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니어 직장인들이 부모 도움 없이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20∼30대들에겐 내집마련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주요 지역 집값이 4∼5년 정도 열심히 예금하고 부담스럽지 않을 수준으로 은행대출을 받으면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지고 있는 것.

마침 금리 상황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리는 등 공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주변에 동탄 광교 등 신도시들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집값이 큰 폭으로 빠지고 있는 용인이라던가 분당신도시 등의 20∼30평형대 새 아파트들은 맞벌이 신혼부부나 자녀를 한 명 둔 30대 부부들이 생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앞으로 과거 수년 동안 같은 가격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쾌적한 주변환경에 더해 적정 수준의 수익은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적립식 펀드는 주니어 직장인들이 투자하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이라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 PB팀장은 "지금과 같이 과매도권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지는 시장 상황에서는 적립식 펀드가 매수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말고 투자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40대는 '대형우량주' 찜하길

40대는 노후자금 마련을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면서 자녀가 있을 경우 교육비 지출도 많은 시기다. 안정성과 고수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이기도 하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지만,40대에 은행 이자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낙폭이 과도한 요즘 같은 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 우량주 위주로 적절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2∼3년 이내에 은행이자를 뛰어넘는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최철민 미래에셋증권 서초로지점장은 "세계적인 시장지배력을 인정받는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망할 일은 없다"며 "삼성을 포함,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등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안정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0~60대는 페이스 조절이 중요

최근 1∼2년새 불었던 펀드투자 열풍에 편승해 50대 이상 장년층들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시중은행 프라이빗 뱅킹(PB) 센터를 이용하는 거의 대부분 50∼60대 고객들은 지난해 하반기의 고점 대비 평균 50%대의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은행 정기예금 등에 넣어두고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할 자산을 해외펀드 등에 지나치게 많이 넣어둔 탓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이 곧 예금금리를 속속 내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서둘러 고금리 특판예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고수익 펀드 상품에 밀려 한동안 빛을 못봤던 저축은행 예금도 관심 대상이다. 단 저축은행의 경우 부도 위험 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예금 금액도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5000만원 미만으로 분산 투자하는 게 좋다.

또 이번 기회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 비중은 줄이고,현금화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긴 자산은 매각해 놓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