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옛 나산백화점 재개발 공사 현장이 붕괴돼 2명의 인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31일 강남소방서와 강남경찰서 등에 따르면 오전 10시15분쯤 논현동 나산백화점 철거공사 도중 갑자기 지반이 붕괴되면서 구조물들이 무너져 내려 포크레인 작업 중이던 인부 2명이 건물 잔해에 깔렸다.

이날 사고는 5층에서 환풍기 철거작업이 진행되던 중 5층부터 1층까지 건물 바닥과 외벽이 공사장 안쪽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발생했다. 사고 당시 5층 공사 현장에는 인부 7명과 포크레인 3대가 작업 중이었으며 건물이 무너지면서 포크레인 1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인부들은 급히 대피했지만 포크레인 기사 주모(53) 씨와 인부 박모(40대 중반) 씨가 건물 잔해 속으로 떨어졌다.

박 씨는 바로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머리와 허리 등에 심한 골절상을 입고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 씨는 아직 건물 잔해에 깔려 있으며 생사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장에는 119 구조대원 20여명 등 80여명의 구조대가 급파돼 펌프 장비 등을 동원해 건물 잔해를 뒤지고 있다. 구조대는 박씨와 주씨 외에 다른 인명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특수구조대 등을 추가 투입했지만 건물의 추가 붕괴 위험으로 인해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붕괴 당시 인근지역을 걸어가던 한 시민은 "갑자기 굉음이 들리며 땅이 뒤흔들렸다"고 말했다. 붕괴 굉음과 진동이 인근지역 빌딩 근무자들까지도 느낄 수 있었던 규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새벽부터 비가 오는 등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공사가 이루어져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한편 나산백화점은 지난해 9월 경매를 통해 엠케이에스개런티 유한회사에 팔려 지하 6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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