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맨얼굴'은 흉측했다...전쟁기획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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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지음.글항아리.368쪽.1만5000원
나라 간의 전쟁을 숭고한 정치행위라고 보는 것은 무개념 발상이다. 전쟁의 실상은 한쪽의 경제적 이익을 철저하게 관철하기 위한 힘의 행사다. 거기에는 국제법도 인도주의도 없다. 고대에는 오로지 노동력과 물자 확보가,근대 이후에는 거기에 시장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됐을 뿐 잇속을 위한 전쟁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전쟁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권력은 언제나 이념과 진리의 승리만 이야기하지 단 한 번도 그것이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잇속 때문이 아니라 인류 가치에 도전하는 패역을 응징하기 위한 대의전쟁을 강조할 때 민중은 손쉽게 전쟁을 지지한다. 그 대의가 더욱 거창하고 비현실적일수록 열광의 도는 더한다.
저자는 이런 전쟁이데올로기를 걷어낸 전쟁의 맨얼굴에 주목한다. 미.소 간의 동서냉전 경험이 전쟁의 이념적 선입견을 부추겼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인간 본능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이라크전쟁.알카에다 세력 척결-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민주주의 전파로 전쟁 명분이 오락가락했지만 석유 확보가 첫째 목적이었고,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후세인을 초장에 싹을 잘라내려는 목적은 인류에 대한 중대 범죄 응징으로 포장됐다.
미국이 이라크 유전 독점을 위해 영국 독일 등과 각축하는 과정은 1500여년 전 철의 생산지 가야국을 차지하기 위한 고구려 신라 일본의 싸움과 비교된다. 이라크전쟁을 통해 회자되는 전쟁주식회사와 용병의 양상도 고구려가 말갈 용병을 끌어들인 데서 보듯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가 아니다. 3조달러 이상 쏟아붓고도 결말을 못본 채 막대한 재정적자로 흔들리는 미국과 달러 패권의 위기.그 위에 지폐인 보초의 남발 끝에 무너진 원왕조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도 닮은 꼴이다.
저자는 국내에 드문 전쟁사 전공.수많은 사례를 동원한 전쟁의 경제학은 역사읽기의 또 다른 재미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
나라 간의 전쟁을 숭고한 정치행위라고 보는 것은 무개념 발상이다. 전쟁의 실상은 한쪽의 경제적 이익을 철저하게 관철하기 위한 힘의 행사다. 거기에는 국제법도 인도주의도 없다. 고대에는 오로지 노동력과 물자 확보가,근대 이후에는 거기에 시장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추가됐을 뿐 잇속을 위한 전쟁이란 점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전쟁을 결정하고 수행하는 권력은 언제나 이념과 진리의 승리만 이야기하지 단 한 번도 그것이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잇속 때문이 아니라 인류 가치에 도전하는 패역을 응징하기 위한 대의전쟁을 강조할 때 민중은 손쉽게 전쟁을 지지한다. 그 대의가 더욱 거창하고 비현실적일수록 열광의 도는 더한다.
저자는 이런 전쟁이데올로기를 걷어낸 전쟁의 맨얼굴에 주목한다. 미.소 간의 동서냉전 경험이 전쟁의 이념적 선입견을 부추겼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인간 본능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직도 진행 중인 이라크전쟁.알카에다 세력 척결-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민주주의 전파로 전쟁 명분이 오락가락했지만 석유 확보가 첫째 목적이었고,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후세인을 초장에 싹을 잘라내려는 목적은 인류에 대한 중대 범죄 응징으로 포장됐다.
미국이 이라크 유전 독점을 위해 영국 독일 등과 각축하는 과정은 1500여년 전 철의 생산지 가야국을 차지하기 위한 고구려 신라 일본의 싸움과 비교된다. 이라크전쟁을 통해 회자되는 전쟁주식회사와 용병의 양상도 고구려가 말갈 용병을 끌어들인 데서 보듯 전혀 새로운 비즈니스가 아니다. 3조달러 이상 쏟아붓고도 결말을 못본 채 막대한 재정적자로 흔들리는 미국과 달러 패권의 위기.그 위에 지폐인 보초의 남발 끝에 무너진 원왕조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도 닮은 꼴이다.
저자는 국내에 드문 전쟁사 전공.수많은 사례를 동원한 전쟁의 경제학은 역사읽기의 또 다른 재미다.
우종근 편집위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