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6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청약에 나서는 해덕선기(대표 구재고)는 러더어셈블리(선박방향타)를 전문으로 만드는 기업이다. 선박방향타는 배의 꼬리부분에 위치해 진행방향을 바꾸는 장치로 일명 '키'라고도 불린다. 선박방향타는 바람,파도 등의 외부교란요인과 충돌,좌초 등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수단으로 성능에 따라 배의 운항속도와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 부품이다.

1978년 해덕선박의장공업으로 출발한 회사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계열 기업들과 STX조선 한진중공업 등 5곳에 선박방향타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49.1%에 달하며,조선소들이 자체 작업장에서 제작하는 물량을 제외하면 시장 점유율은 81.5%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구재고 해덕선기 대표는 "러더 공정은 납기를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검증된 회사가 아닌 곳에 물량을 선뜻 주문하기는 어렵다"며 "30여년간 1500여척에 적용되는 선박방향타를 만든 경험은 다른 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해덕선기는 지난해엔 매출 462억원,순이익 64억원을 거두고 올 상반기엔 매출 345억원에 순이익 49억원을 나타내는 등 실적 상승세도 돋보인다. 지난 7월 말 기준 수주액은 현대중공업 93억원을 비롯 340억원에 이른다. 다만 전방산업인 조선업 업황에 영향을 크게 받는 탓에 경기 둔화에 따른 선박발주 감소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매출의 99% 이상이 선박방향타 하나에 집중돼 있는 점도 불안한 요소라는 지적이다.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 중 200억원가량을 공장 시설 투자에 사용하고,나머지는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88.4%에 달하는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상장 후에는 61.8%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우리사주조합 배정물량 1.8%를 포함해 71.8%가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보호예수로 묶인다. 메리츠증권이 대표주관사로 동부증권과 유진투자증권에서도 청약이 가능하다. 회사 측은 공모가격으로 9000~1만원으로 희망하고 있지만 최근 시장상황을 반영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