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경착륙 위험성"…세계경제 또 요동칠 수도

중국이 45일만에 3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시장에서는 때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이다.

중국은 지난달 15일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하자마자 대출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이달 들어 지난 9일, 그리고 30일을 기해 다시 금리를 내렸다.

지난달 15일에는 대출금리만 인하했지만 이후 두차례는 예금, 대출금리를 동시에 인하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최근 폐막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중국은 이미 거시정책 방향을 전환했으며 성장촉진을 주요 임무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선인완궈(申銀萬國)증권의 분석사인 리후이융(李慧勇)은 이번 금리인하는 금융위기 확산방지를 위한 국제공조의 일환이라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거시정책조정의 주요 목표가 이미 소비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맞춰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하가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과 원가부담을 더는데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인하가 때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이다.

이번 금리인하에도 불구, 중국 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치로 1년만기 대출 금리는 종전 6.93%에서 6.66%로, 예금 금리는 3.87%에서 3.6%로 떨어졌다.

중국의 저명 경제학자인 우젠둥(武建東)은 시장에서는 미국과 공조해 금리를 0.54%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0.27%포인트 인하에 그쳤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상반기 중국의 예금이자는 2% 정도, 대출이율은 4% 정도가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하이퉁(海通)증권의 분석사인 리밍량(李明亮)은 이번 금리인하가 시기적으로 늦었다면서 중국이 내년말까지 추가로 4-5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경제개혁연구기금회 국민경제연구소의 왕샤오루(王小魯)는 인민은행이 신규대출에 대한 통제를 포기해야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의 지급준비율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이 45일간 3차례 금리를 인하한 것은 급박한 성장둔화로 인한 경착륙 위험과 국제 금유위기의 파고를 헤쳐나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인민은행이 내년 말까지 1~1.5%포인트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지난 1.4분기 10.6%, 2.4분기 10.1%에서 3.4분기에 9%로 추락하면서 경착륙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4.4분기 이후에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고 통화와 재정 양쪽에서 강도높은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경제체의 성장동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마저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가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최대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도 중국의 성장둔화는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